시흥시 성공 방정식 - 이곳은 한국의 수도권이다.

도시학에서는 도시의 성공과 실패를 말한다. 실패한 도시는 모습이 비슷하다. 빈집이 늘어서 있고 거리는 우울하다. 성공한 도시는 성공한 사람들이 제각각 다른 분야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성공하게 된 이유와 뽐내는 모습들이 서로 다르다.

그러나 성공한 도시들도 공통점이 있다. 올해 한국에서 번역되어 나온 <도시의 승리>(에드워드 글레이저 지음, 해냄)는 ‘인적 자본’을 도시 성공의 필수 요건으로 꼽았다. 도시가 번성하기 위해서는 ‘똑똑한 사람들을 끌어와서 그들이 협력하면서 일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정리했다.

똑똑한 사람들이란 어떤 사람들을 말하는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생각들이 비슷하다. ‘세상사에 대한 식견을 갖고 창의적 생각을 즐겨하고, 나 외에 주위에 대한 관심이 있으며, 공익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쓰는 사람’ 정도로 말하면 대체로 동의할 것이다. 이런 사람을 한 단어로 표시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똑똑한(smart)’ 이라는 단어로 합의를 본 모양이다.

‘스마트’는 교복 옷감에서부터 휴대전화에까지 평상시에 많이 쓰는 쉽고 친숙한 단어이지만 뜻을 정작 말하자니 표현이 길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을 끌어오는 방법이다. 그런 사람이 시흥시에 묻혀 살고 있기도 하고,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고 나섰다가 아류 또는 삼류들과 다투는 와중에 함께 진흙탕에 빠져 버린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동네에서 ‘똑똑한’ 사람을 찾으려 애를 쓰지만 쉽지 않다. 이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사람을 찾지 말고 그 사람들이 좋아하는 미끼를 놓아서 스스로 나오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에 살고 있는 인재들도 이곳으로 들어온다.

투표를 위한 지역구라는 것이 있다 보니 정치지도자들의 머릿속에는 지역에 대한 구분이 강하다. 만나는 사람의 주소지를 정치인들은 유독 의식한다. 수도권의 정치인들이라면 생각을 바꾸면 좋다.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골몰하기보다 나를 지지할 사람들을 이 도시에 더 많이 끌어들이는 방법이 도시의 미래를 위해 더 나은 경우가 많다.

한국의 수도권에서 주민들은 끝없이 이동한다. 더 나은 여건을 찾아서 이동하는데 도시에 대한 경계는 중요하지 않다. 이곳에 이사 오고 나서 한참 지나서야 이곳이 시흥시인줄 알았다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도 들었다. 시내버스를 타고 도시들을 넘나드는 것이 하루의 일상인 수도권이다.

그러나 정치나 행정 하는 사람들의 지역 발전 계획 속에는 현재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만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도시가 성공하기 위한 기본 조건인 ‘똑똑한’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유인책은 수도권 전체를 고려해야 성공할 것이다.

시화산단에 사업체를 가진 사람이 은행동에서 살다가 자녀가 중학교를 마칠 무렵 서울 목동으로 이사하는 사람을 몇몇 보았다. 이처럼 수도권은 하나의 생활권이면서 각 동네는 경쟁 관계에 있다. 주거 여건과 나의 경제적 여건이 주거지를 결정하는 공식이다. 수도권의 동네들은 자신의 매력에 따라 주민들의 계층을 나누어 갖는다. 이곳 시흥시에는 수도권 주민 중 어떤 계층이 주로 살고 있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알고 있다.

시흥신문 j5900@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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