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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시흥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군자지구 개발계획 변경 안이 별 잡음 없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변경 안의 핵심 골자는 서울대와 합의했던 복합시설용지 약 88만m² 중에 교육용 시설을 66만m² 로 하고, 나머지 22만m²를 주상복합용지(수익시설용지)로 구분하여 개발한다는 것이다.
즉 애초에 군자지구 개발계획에 없었던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어 분양 이익으로 서울대 국제캠퍼스 건립에 소요되는 자금을 만들어주겠다는 말이다. 이는 서울대의 입장에서 보면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자 ‘꿩 먹고 알 먹고’가 아닐 수 없다. 이번에 통과된 변경 안은 누가 보아도 노골적이고 일방적인 서울대 밀어주기에 불과하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불문하고 시흥의 위정자들 십중팔구가 주민들의 가장 큰 숙원인 교육문제에 대해서 명문대를 많이 가게 하는 소위 ‘명품교육’을 통하여 정주민을 늘리려는 해법을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군자지구 개발계획의 핵심은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와 함께 서울대부속 초교와 국제 중·고를 설립하는데 있다. 그리고 그 목적 달성을 위해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을 허용해준 것이다.
군자 지구를 교육특구로 지정하여 장차 글로벌 교육도시로 만들겠다는 시의 계획은 대다수 서민들의 이익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다. 앞으로 건설될 주상복합아파트가 모두 56평 이상이라고 한다. 서민들은 아예 입주할 꿈도 꾸지 못하니, 자연스럽게 시흥과 외부에서 이주한 일부 부호(富戶)들에게 분양될 것이다.
그리고 서울대부속 초교와 국제 중·고 인근에 거주하는 주상복합아파트 주민 및 서울대 직원의 자녀들을 중심으로 엘리트 교육을 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설사 시흥의 모든 학생들에게 입학의 기회를 부여한다 해도, 입학 정원, 자격 제한(최저학력 기준), 비싼 등록금 등으로 인해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특히 명품 교육의 혜택을 받기 위한 입시 경쟁이 과열되고 사교육비가 증가되는 부작용이 커질 것이다.
시흥에 제2의 대치동을 만들려는 신자유주의 교육철학은 장기적으로 좋은 대학을 거의 못가는 비평준화 지역과 명품교육특구로의 극단적인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일반 서민들의 경우 아이러니하게도 군자지구 개발 효과로 아파트 값이 오르면 그것을 팔아서 고교평준화 지역으로 이사 가려는 이주(移住) 심리가 증폭될 개연성이 크다. 따라서 주민들의 정주(定住) 의식을 높이고 시흥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고교평준화와 공교육 혁신을 통한 보편적 교육복지를 지향해야 한다.
시의 균형적 발전과 교육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를 위해서는 풀뿌리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시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 지금 시 위정자들은 말로는 소통과 협치를 강조하지만 정작 행동은 일방주의적인 개발독재로 가고 있다.
지금이라도 시공 계획이 구체화되기 전에 시급히 공청회, 토론회, 여론조사, 컨설팅 등을 통해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조율하여 개발계획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리모델링해야 한다.
과연 군자지구에 5만 명 이상을 수용하려는 계획이 실현 가능한지, 반짝 ‘개발 거품’이 빠진 후에 유령도시로 변모할 가능성은 없는지, 진정한 교육 문제 해법은 무엇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시민의 혈세를 담보로 지방채 3천억 원의 빚을 지고(원금 이자만 1년에 134억 원) 추진하고 있는 군자 지구 개발이 만약 실패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떠넘겨질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 시흥시 위원장 임승철
시흥신문 시흥신문@sh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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