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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준 용 보건의료노조 신천연합병원지부 지부장 | ||
한국사회가 복지정책에 대한 담론으로 뜨겁다. 자본의 무한 경쟁과 부자들에 대한 감세정책으로 일관해온 국가 정책에서 복지가 화두가 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저임금 인상, 반값 등록금, 무상 급식 실시, 무상의료 실현 등 우리 사회의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기 위한 목소리가 높아진 것은 한국의 현실에 비추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는 현실과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특히 의료분야에서 이명박 정부는 건강관리서비스 법안, 민영의료보험 활성화 법안, 의료법 재개정,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허용을 골자로 한 의료민영화 법안의 국회통과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면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여 의료의 공적 역할을 최대한으로 높이고, 종국에는 무상의료를 실현하자는 움직임이 각 계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건강보험법 일부개정안 등을 통해 법과 제도를 현실성 있게 바꾸자는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결국 6, 7월 국회에서는 의료민영화법안과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법안이 동시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흥시민의 입장에서 의료법이 바뀌는 것 보다 우선 해결해야 할 것들이 산적해 있다. 시흥시에는 정부나 지방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병원이 단 한 곳도 없다. 보건소 두 곳이 40만 시흥시민의 건강을 관리하고 있는 실태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사태 때 시흥시민들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었던 것이 바로 그 현실의 단면이다.
그 뿐 아니다. 시흥시 공공의료 지원의 부족은 인근 도시와 비교해도 쉽게 드러난다. 인근 시에서는 조례제정을 통해 필수 예방접종 외에 영유아의 예방접종 내용을 확대하여 시행하고 있는 반면 시흥은 시 행정부나 의회 어떤 곳을 들여다보아도 시흥시민의 건강권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보이지 않고 있다.
시흥시는 그동안 도시화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정착민들이 혼란과 고통을 겪었다. 신천동 83번지 사태, 그린벨트나 농지 개발 등 많은 이권 다툼과 경제적 요구의 충돌은 서민들의 희생을 낳았다. 많은 행려자나 독거노인을 낳았고 보호대상자와 차상위 계층 등 소위 불우한 이웃이 다수 발생하였다.
하지만 이들의 기본적 생활 요건이라 할 보건의료의 공공적 역할은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정왕권의 시화병원과 신천권의 신천연합병원, 두 종합병원만이 시흥시의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열악한 조건에서 시흥시 공공의료의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흥시에 대학병원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이 매번 선거 때마다 나온다. 하지만 진정 시흥시민들의 건강권에 관심이 있다면, 지금 당장 영유아 예방접종부터, 시흥시 공공병원부터, 아니 보건소 인력과 시설확대부터 시작하자고 요구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시흥시민의 건강권에 관심을 갖고 작은 것부터 실현해나가는 시흥시의 의료정책을 기대해본다. 그것이 무상의료를 실현해 나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시흥신문 시흥신문@sh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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