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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손시로 듣는 세상이야기 [3]
  • 시흥신문
  • 승인 2011.12.1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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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윤 천/시인

한쪽 손이 불편해졌다

네가 온 뒤로

그러쥐면 상할 것도 같아서

펴주면 날아가 버릴 것도 같아서

손바닥을 사알짝 오므려보는데

새장처럼 동그마니 옹동그려보는데

나, 이제 남은 날일랑

구부린 손바닥 하나

새장처럼 말아쥐고 살아야 한다

불편한 손 하나로 견뎌야 한다

정윤천시집 『십만 년의 사랑』 (문학동네, 2011년)

■ 감상노트 : 김윤환(시인/문학박사, 은강교회 담임목사)

무언가 내 손에 잡힌다는 것

그것이 현실이 된 꿈일지라도, 설사 그것이 사랑하는 이의 손일지라도

놓치면 원통할새라, 꽉 지면 상할새라

우리는 무언가를 잡는 순간 불편한 한 쪽이 생긴다.

지금껏 잡아 온 욕심들 내 것이라 우겨왔던 모든 것이

다른 한쪽을 불편하게 만든 집착은 아니었을까

그래서 시인은 우리의 손은

구부린 채로 엉거주춤 그 무언가를 놓을 수도 잡을 수도 없는

불편함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엉거주춤한 내 손을 보니 문득 측은지심이 생긴다.

■ 정윤천 / 1960년 전남화순 태생, 1991년 실천문학 등단.

시집<탱자꽃에 비기어 대답하리>,<구석>,<십만년의 사랑> 등.

시흥신문  j5900@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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