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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만큼은 내가 왕이로소이다’마니산정상에서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모두 ‘야호’
  • 시흥신문
  • 승인 2012.03.2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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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녹색여성산악회(회장 장월환)는 지난 12일(월)기억에 남을 만한 봄맞이 강화마니산을 찾아 산행을 즐겼다. 이날 40 여명은 주차장에 하차하여 단군로를 들머리로 하여 쉬엄쉬엄 오르기 시작했다. 산행을 시작 할 때는 꽃샘추위를 느끼긴 했지만 삼삼오오 짝지어 주변풍광을 눈과 카메라앵글에 담고 수다까지 떨면서 속도를 내자 이내 땀이 찼다.

능선을 따라 1시간 여 땀을 닦아내며 희희낙락 올랐다. 그러나 마의 급경사 302계단이 눈 앞에 펼쳐지자 일부 회원은 당황하며 심호흡 까지 가다듬었다. 하나 둘 나무계단을 서서히 세며 올랐다. 언제 다 오르느냐는 푸념과 원망이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듯이 어느덧 계단이 끝나고 참성단이 나오자 환호성을 질러댔다. 민족의 정기가 서려있는 마니산 참성단은 해발 460미터로 비교적 낮지만 동서쪽으로 바다를 끼고 있어 경관이 빼어난 곳이다.

화창한 날에 참성단을 보호하기 위해 수 년 전부터 쳐 있는 울타리의 문이 연초에 며칠만 개방하는데 이날 열리면서 운까지 따라 주었다.

평일 한산한 참성단은 산우들을 반기기에 공간이 넉넉했다. 나름 포즈를 취하면서 참성단 돌담에 둘러싸여 저 멀리 서해 뱃길과 사방을 둘러보며 추억 만들기에 열중했다.

참성단은 매년 가을이면 전국체전의 횃불 채화가 시작되고 또 강화여고생 7선녀가 백의를 입고 군무를 익혀 전국체전 식전행사에 선보이기 위해 연습하는 곳이다.

이럿듯 역사적의미를 지니고 있는 마니산은 여타 산악회에서 매년 1번 정도 찾을 정도로 정기 넘치는 명산으로 손꼽히고 있다.

정상에서의 여성산우들은 웃고 떠들고 정기를 마시며 풍광삼매경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라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평소 한 발 빼던 여성산우들도 정상주 한 잔을 목구멍에 털어대니 이 날 만큼은 “내가 왕이로소이다”라는 말을 거침없이 뱉어댔다.

너 나 할 것 없이 조금 전 까지 힘들다는 갖은 앙탈도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박상수 산악대장이 하산하자고 종용 해서야 마지못해 아쉬운 하산길에 접어들었다.

하산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 수 백 개의 돌계단이어서 또 한 번의 푸념이 나올 수 있는 타이밍이다. 정상을 오른 기쁨을 맛 보았기에 하산길의 고난은 즐거움으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

드디어 주차장에 닿자 장월환 회장과 배소희 총무를 비롯한 임원진이 늦은 뒷풀이를 겸한 진수성찬을 마련했다.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눈치도 보지 않고 허겁지겁 허기진 배를 채우면서 흥겨운 시간은 쐬주잔을 비우며 무르익어갔다. 현철의 아미새 곡에다 배소희 총무가 개사를 한 시흥여성녹색산악회의 노랫말 “시흥의 힘 여성산악회가 나를 부른다”가 흥겹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귀가길 전세버스에 올랐다.

서예식기자/j5900@chol.com

시흥신문  j5900@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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