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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鶴 / 이시영 (시인)시로 듣는 세상이야기 [2]
  • 시흥신문
  • 승인 2011.12.1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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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날지 못한 마음이

저토록 수많은 종이학을 접어 날렸나

깊은 겨울 이른 아침 매서운 칼바람에

창문을 고쳐 닫다가

아 저 눈밭에 가뿐 숨을 몰아대며 추락한

누군가의 아기학 아기학 아기학들...

이시영시선집 『긴 노래, 짧은 시』 (창비, 2009)

누구에겐가 접어 보낸 하얀 종이학의 기억.

설사 누구에게 날려 보내지 못했다하더라도

내 속에 깊이 묻어둔 하얀 날개,

세상 칼바람을 피해 묻어둔 우리들의 종이학

시인은 아직도 비상하지 못하는 우리들의 꿈이

날개 짓 퍼덕이는 아기학처럼

날기 위해 몰아쉬는 가뿐 숨처럼

아기학, 아기학.... 그 꿈이

내 안에 아직도 살아있음을 발견케 해준다.

누구나 종이학의 그 비상의 꿈을 위해

오늘도 아기학 아기학....

세월을 접으며 사는 것은 아닐까.

김윤환(시인/문학박사, 시흥은강교회 목사)

■ 이시영 / 1949년 전남구례 태생, 서라벌예대 졸업, 고려대 대학원 국문과 수학,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제3회 월간문학신인상, 시집 <만월>, <바람속으로>,<길은멀다 친구여>,<사이>,<은빛호각>,<우리의 죽은자를 위해> 등, 정지용문학상,동서문학상,지훈상,백석문학상 등 수상. 현 단국대 초빙교수.

시흥신문  j5900@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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