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별미를 맛보고 싶다.

시흥신문
승인 2011.07.0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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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동네 마켓에 가보니 열무가격이 너무 싸고 집사람이 너무 열무김치가 먹고 싶다고 하여 담아 준적이 있다.

처갓집에서 직접 기른 양파와 마늘을 기본양념으로 하고 3년 정도 간수가 빠진 소금을 절임으로 하며 살이 통통하고 빛깔이 좋은 육젓을 마지막 양념으로 삼고 입맛을 돕게 하기 위하여 표면이 반짝이고 단단하며 매콤한 청양고추를 넣어 맑은 열무김치를 담아 하루 동안 묵혔다가 김치냉장고에 넣어 다음날 식탁에 내놓았더니 집사람이 너무나 좋아했다.

농약이 뿌려지지 않은 싱싱한 채소에 가장 좋은 양념 그리고 정성 이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교육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재료가 좋아야 최고의 교육이 실현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것이다.

아주 오래전 교사가 스승님으로 불릴 때 학부모와 교사 그리고 학생 사이에서는 믿음과 신뢰 그리고 존경이라는 것이 기본으로 깔려있었다. 제자는 스승을 하늘처럼 따랐으며 스승은 제자를 사랑으로 가르쳤다.

스승은 제자를 가르치기 위해 동기를 부여했으며 제자는 그 뜻을 알기위해 스스로 수많은 노력을 해 왔다. 바로 그것이 지금의 자기 주도적 수업이고 열린 수업이며 가장 한국적인 수업방식이다. 믿음, 신뢰, 존경, 사랑, 정성이 기본 재료가 되는 수업이다.

믿음과 신뢰를 양념 삼아 존경을 재료 삼아 사랑과 정성으로 버무린다면 그보다 나은 교육은 없지 않을까! 다시 음식으로 돌아가서 이야기하면 나는 음식 먹는 것을 너무나 좋아한다. 스테이크는 물론 파스타, 자장면, 샤브샤브까지 맛있는 음식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삶에 낙이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한국 사람으로 태어났기에 김치와 쌀밥 없이 살 수가 없다. 김치와 밥 없이 며칠을 보내라 한다면 아마도 온몸에 힘이 빠지고 짜증 섞인 하루를 보낼 것이 분명하다. 어쩌다 먹는 외식이라면 분명 환영하겠지만 피자와 스파게티로 일용할 양식 삼아 어찌 몇 날 며칠을 견딜 수 있겠는가?

입맛을 돋우기 위해 보글보글 끓고 있는 된장찌개를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을 한 숟가락 퍼서 어머니께서 정성스레 담가 주신 김치를 손으로 쪽 쪽 찢어 밥 위에 올려놓고 먹는 식사의 시작은 마치 개회식을 시작하기 전에 하는 국민의례와도 같다.

가끔씩 시간관계상 국민의례를 생략하는 일은 있지만 중요한 식일수록 국민의례를 생략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인지 몰라도 나는 중국집에 가도 횟집에 가도 김치를 꼭 찾는다. 영락없는 한국 사람인가 보다.

하지만 오늘은 외식의 별미를 맛보고 싶다. 퇴근길에 가족들과 함께 오코노미야키를 맛보러 가야겠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사토 마나부(도쿄대 교수)의 저서 ‘학교에서의 배움의 공동체 이론과 실천’을 읽어 봐야겠다.

시흥신문 시흥신문@sh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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