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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당 여성위원장(준비) 김미란 / 아동작가. 장현동
TV에서 한 남자가 낮고 거친 목소리로 속삭이다가 절창을 합니다.
“어두운 밤 험한 길 걸을 때 내가 너의 등불이 되리, 허전하고 쓸쓸할 때 내가 너의 벗되리라, 나는 너의 영원한 형제여 나는 너의 친구여”
살아가기가 나날이 강팍한 이 허전하고 쓸쓸한 세상에서 어디에도 하소연할 데 없는 장삼이사들의 오장육부가 흐느낍니다. 메마른 뺨을, 굳어가는 가슴을, 거친 손을 온기로 쓰다듬는 영혼의 노래에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나는 너의 영원한 친구여를 반복하면서 왜 당신을 떠올리는지 모르겠습니다. 5월이라서 그런 걸까요.
당신은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했습니다.
당신은 완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상의 선택을 위해 언제나 토론하고 생각하고 또 고뇌하셨습니다.
당신은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에도 자세를 낮추어 귀를 기울였습니다.
당신은 눈앞의 이익을 위해 미래 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비겁한 행위를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당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의 비난할 권리와 자유와 인권도 소중하게 생각하셨습니다.
강자에겐 정의롭게 강했고 약자에겐 배려하고 따뜻했던 당신은 고난의 역사를 함께 짊어지고 걸었던 벗이었고 우리 시대가 자랑스럽게 선택했던 대한민국 대통령이셨습니다.
다수를 위한 춥고 배고픈 정의보다 소수를 위한 따뜻하고 안락한 비굴함이 유능한 정치인의 미덕이 되어가는 지금 이 시절에 저는 이의 있습니다.
당장 눈앞의 인기와 이득을 위해 미래 세대에게 남겨주어야 할 자산을 탕진하고 아름다운 꿈을 꾸어야할 청년의 시간과 권리를 차출하여 과거 세대의 결핍과 욕구에 땜질하는 이 시대에 저는 이의 있습니다.
위대한 꿈은 숨을 죽이고 작은 대한민국을 더욱 작아지게 만드는 이 초라하고 가난한 꿈의 시대에 저는 이의 있습니다.
제가 아는 좋은 나라는 국가가 꿈을 통제하고 국민을 통제에 복무시키는 나라가 아니라 국민이 위대한 꿈을 꾸고 국가가 그 꿈을 부양하는 나라입니다.
사람과 노동의 가치가 끝없이 추락하고, 자유와 발언은 통제되고, 순환하는 생명의 원초적 능력이 콘크리트로 박제되고, 타인의 자산을 가책 없이 축재하는 비열한 권력이 부러움을 사고, 정의와 용기가 길을 잃어 반세기는 훌쩍 늙어버린 대한민국에 누가 다시 정의롭고 아름다운 청년의 숨결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요.
시시각각 이권을 다투는 세계 속에서 지치고 고단할 때 윽박지르지 않고 용기를 주고 어깨를 두드리며 누가 다시 내일의 길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누가 다시 거친 야생에서 단련된 빛나는 지성의 힘으로 자신의 안위보다 국민의 안위를 위해 포효할 수 있을까요.
당신은 이제 그만 당신을 버려야 한다고 하셨지만 당신의 남긴 세상, 당신이 남긴 사람들은 나는 너의 영원한 친구라고 아프게 노래합니다. 허전하고 쓸쓸할 때 당신의 곁에 있지는 못했지만 당신이 늘 우리의 벗이었듯 우리도 늘 당신의 벗이었습니다. 행복한 농부로 살다 가고 싶어하셨던 그 소박했던 소원을 지켜드리지 못한 애통함으로 5월이 오면 명치가 끝없이 아프고 아픕니다.
먼 길을 떠나신지 2년, 이제 이승에서 인연의 끈을 놓아야할 시간이 왔습니다. 당신께서 사랑과 존경을 바쳤던 그 국민 중 한 사람이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사랑하고 존경했던 노무현 대통령님, 부디 평안히 영면하십시오.
시흥신문 시흥신문@sh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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