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임승철 / 민주노동당 시흥시위원회 위원장 | ||
시흥시의 시정방침이 ‘미래를 키우는 생명도시’로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내가 자주 이용하는 외곽순환도로 시흥 I.C와 시흥갯골생태공원으로 진입하는 동서로 가에는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생태문화도시 시흥’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확 들어온다. 가슴을 설레게 하고 시흥에 대해 긍지를 느끼게 하는 참 좋은 말이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시흥은 사람이 있는 곳엔 자연이 없고 자연이 있는 곳은 사람이 없는 아이러니한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정왕동이 자연(갯벌)을 파괴하여 삭막한 산업단지와 베드타운으로 만든 전자의 동네라면, 매화동이나 과림동 등의 그린벨트 지역은 편리한 도시문명과 문화시설로부터 배제된 후자의 동네이다. 물론 신천권에 인접한 연성지구와 정왕권에 인접한 능곡지구는 자연과 사람이 적당히 어우러져 있긴 하나, 고립된 섬처럼 시흥의 중심권으로부터 동떨어져 있다. 또한 교육 여건과 교통 및 문화 시설이 부족하여 왠지 자족적인 그린-시티(Green-city)로 부르기엔 부족한 감이 적지 않다.
무릇 생명이란 조화와 균형 속에서 건강과 번성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산과 들과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마을 시흥시에 도시화 바람이 급속도로 불면서 그린벨트의 파괴뿐만 아니라 자연과 문명, 마을과 마을, 1,2,3차 산업 간에 부조화와 뷸균형이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민선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이래로 지속돼 온 개발(경제)제일주의 정책 때문이다. 좀 과장해서 말해서, 역대 시흥의 위정자들이 생각했던 행복하게 잘사는 길은 공단과 아파트 및 상업단지를 많이 지어 인구와 부가가치를 늘리고 점차 교육 여건을 개선하여(서울에 있는 대학 진학률을 높여) 장차 두터운 중산층이 정주하는 대형도시로 탈바꿈시키는 것이었다.
많은 유권자들의 기대 속에서 당선된 현 시장이 꿈꾸는 미래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물론 그가 주창하는 생명도시와 사람 중심의 소통과 협치 공동체라는 말에 토를 달 사람은 없다. 그런데 2011년 신년인터뷰를 보면 생명도시에 대한 이해가 불충분하거나 생명도시라는 말을 단순히 수사로 쓰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2010~2011년의 시책이 원래적인 생명도시 모델과는 정반대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몇 가지 근거를 들어보자. 먼저, 시에서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천문학적 돈을 투자해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명백히 개발 사업이다. 군자지구 도시 개발과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 시화 MTV 및 시화공단고도화 사업, 매화동 산업단지 조성, 보금자리 사업 등과 같은 대형도시개발을 보면 천혜의 자연환경(생명)을 파괴하면서 진행되고 있다. 마치 시흥을 토건 도시로 만들려는 ‘리틀 MB’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또한 말로는 녹색성장의 기반을 만든다고 하지만 친환경 첨단산업과 생태문화관광의 발전으로 시흥이 풍요를 누릴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주민들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단적으로 과거 MTV 사업에 대해 수자원 공사의 땅장사라고 비판했던 주민들의 여론이나 최근 추진되는 매화동 산업단지로 인한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저항은 일맥상통한다. 이제가지의 모든 시책이 ‘소통과 협치의 생명도시’라는 말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근원적 불신인 것이다.
시흥신문 시흥신문@shnews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