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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연 / 연성초등학교 | ||
“요즘 아이들 틱 장애(반복된 행동이나 표정이 계속 되는 경우)가 너무 많아”
“틱 장애요? 저는 모르겠던데...”
“왜? 00랑 △△랑 조금씩 틱이 보이던데 말야. 아이들 틱 만드는 것 결국은 학교 탓인 것 같아. 특히 남자아이들이 5-6학년이 될수록 많아져. 학교 시스템이 남자아이들에겐 안 맞는 것 같아”
어느 날 우리 반을 지켜보신 한 선배교사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부터 나는 조금 반성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 반성의 시작은 올해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3학년을 지원했던 나는 3학년의 남녀성비가 반에서도 3-4명이 차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읽었던 책은 ‘남자아이 이해하는 법’이다.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과 다르다. 그런데 그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함께해야 하는지를 배우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3월이 시작되자 나는 그 사실을 망각하고 예절교육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선배교사의 말을 듣고 보니, 결국 나는 남자아이들과 잘 지내고 싶었다기 보다는 남자아이들을 학교에 잘 맞추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얼마 전 초등학교 교사의 전체 비율이 교장교감을 빼고 모두 100% 여자인 한 학교의 사례가 신문에 났다. 그 학교는 비록 여자교사들이 많지만 엄마 같은 마음으로 때로는 남자교사보다 더 체육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모습으로 적절한 교육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현직 교사인 내 생각은 다르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고 했던가. 여자 교사들이 많은 초등학교에서 남자아이들의 정서를 배려한 교육을 하기란 쉽지 않다. 이론보다는 실기를 좋아하고, 감성보다는 논리가, 때로는 수평보다는 수직적인 체계를 본능적으로 원하는 남자아이들에겐 현재 같은 초등학교 시스템은 참으로 불리하다. 물론 이런점이 모든 남자아이의 평균은 아니다.
하지만 가장 쉬운 예로 대부분의 남자아이들은 행사 때마다 내야 하는 그리기 과제가 고역일 것이다. 그 뿐이 아니다. 초등학교 쉬는 시간, 남자아이들의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발산시키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10분이다. 갈수록 많아지고 체계화되어지는 초등학교 공부 역시 남자아이들에게는 불리하다. 아직 대한민국의 초등학교는 운동 잘하고 외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슈퍼보이들보다는 정리 잘하고 수업태도 바르고 다양한 분야를 고르게 해내는 알파걸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요즘 교육계의 이슈라는 혁신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배움이라고 한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배움은 아이들 본연의 기질을 살리는 것부터 라고 생각한다.
하루 빨리 알파걸도 슈퍼보이도 모두 행복한 학교이길 빌어본다.
시흥신문 시흥신문@sh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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