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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선희 센터장 / 경기도무한돌봄센터 | ||
지난 1월말 안양에 살고 있던 최고은 작가가 본인이 살고 있던 집에서 굶어 죽은채로 발견이 되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녀의 나이는 32세였고 장래가 촉망되는 시나리오 작가였다고 한다. 그러나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냈던 그녀는 갑상선염을 앓고 있었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있어서 병원에 갈 돈도 끼니를 해결 할 돈도 없어 굶어 죽었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듣는 순간 뒷통수를 맞은 듯 멍~ 해지면서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 여기가 북한도 아니고 아프리카도 아닌데 한국에서 그것도 젊은 사람이 굶어 죽었다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그러나 사실이기에 보도가 된 것이다.
오랫동안 복지 현장에 있었고, 복지정책을 만드는 의정 활동을 했었고, 지금은 경기도 무한돌봄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는 고인에 대한 미안함과 더불어 죄책감까지 느끼게 되었다.
윗층 분들에게 “먹을 것을 좀 챙겨달라”는 메모를 남겼다고 하는데 그동안도 그분들의 도움을 종종 받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왜? 그녀는 지역에 있는 동주민센터나, 행정기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녀의 주위 사람들은 그녀의 그런 사정을 왜 지역의 복지기관이나 행정기관에 알리지 않았을까?
만약 그녀가 “나 지금 어려움에 처해 있어요? 도움을 좀 주세요” 라고 요청을 했다면 긴급복지, 무한돌봄팀들이 현장에 찾아 갔을 것이고 어떻게 도울것인지 사례관리를 통해 서비스가 들어 갔을텐데...
아마도 그녀는 복지에 대한 이해를 당초 어려운 사람들 장애인이나 노인, 한부모가정 등 소외계층만 받는 것이라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사회의 복지는 지난 1997년 IMF 이후에 갑자기 위기 상황을 맞는 중산층의 파산과 가족해체이후 선택적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 많이 확대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지금 경기도는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친환경 무상급식을 시작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복지에 대한 변화를 말해 주는 것이라 보면 될 것이다. 더구나 최고은씨의 경우 행정기관에 연락만 했다면 긴급상황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책과 제도가 준비되어 있는데도 연락을 하지못해서 위기 상황을 넘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것이다.
필자는 이 사건을 보면서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모든 시민들이 그러한 위기가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이 지금 겪고 있을 수도 있고 나도 겪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담이 높은 사회, 공동체 의식이 사라져 가고 있는 사회, 그것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 되어서는 안되겠다. 관심, 나눔, 배려, 돌봄 이것이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다.
※ 어려움에 처한 분들은 국번 없이 경기도 콜센터 120. 보건복지부 콜센터 129를 통해서 시흥시 무한돌봄 센터로 연결을 받으시면 된다.
시흥신문 시흥신문@sh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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