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와 시흥매화산단개발(주)가 산업단지 개발과정에서 이주민들에게 분양한 이주자택지는 감정평가 아닌 조성원가로 공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제2민사부(재판장 송룸호 판사)는 지난 20일 “피고(매화산단개발주식회사)는 김 모 씨 등 원고 5인에게 감정평가로 공급한 이주자택지 부당이득금(8,829여만원~1억6,101여만원)을 민법이 정한 이율(연 5%)과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이율(연12%)에 따라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
앞서 매화산단 조성과 관련, 이주민들은 2016년 3월 23일 개발 사업에 따라 생활터전이 옮겨진 만큼 이주민들에게 조성원가가 아닌 감정평가로 이주자택지를 공급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출했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그해 5월 16일 국토부 고시 ‘기업도시개발에따른이주택지등에 관한 기준’에 따라 265㎡ 이하 면적을 공급받는 이주자에게는 택지를 조성원가로 공급하도록 시정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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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흥매화일반산업단지 이주민 택지 조감도. |
한국산업단지공단 사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단은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이주자택지를 공급할 때 공급면적 265㎡를 초과하는 경우에만 감정평가 가격 기준으로 공급하고 265㎡이하인 경우 조성원가 기준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는 산업단지 이주자택지를 감정평가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은 공익사업에 따른 생활보상 취지에 어긋나고 시흥시가 택지 공급가격 단가를 공단과 달리 정하는 것은 행정의 신뢰성·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점 등을 고려, 시정을 권고했다.
당시 시흥매화산단개발(주)도 국민권익위 권고 사항을 충분히 검토한 뒤 이주민 택지 공급 기준 마련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국민권익위의 권고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이주민들은 시흥매화산단개발(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시흥매화산단개발(주)는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토지수용 과정에서 발생한 이주자택지는 산업단지 내에 조성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단지가 좁아 도시개발법에 의해 별도의 소규모 이주자택지를 조성(27필지 조성, 11필지 이주자공급)한 만큼 이주민을 위한 택지공급은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공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시흥매화산단개발(주)가 원고들 5인에게 공급한 이주자택지는 필지 당 306㎡~329㎡로 원칙대로라면 필지 당 265㎡는 조성원가로, 초과되는 부분에 대해서만 감정평가로 공급해야 했다. 하지만 구분 없이 일괄 감정평가로 공급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이주민들은 최대 1억6천여만 원을 더 주고 이주자택지를 분양받게 됐다.
매화산단 이주민 보상대책위원회 문상철 위원장은 “시흥시 행정력으로 조기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음에도 소송으로까지 이어지며 이주민들은 시간적, 물리적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라며 “시흥매화산단개발(주)가 이주민들의 어려운 입장을 이해하고 법원 판결에 따라 하루라도 빨리 해결책을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흥매화산단개발(주) 관계자는 “이주민들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1심 판결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크다.”며 “항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세환 기자 osh63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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