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초 동시분양에 들어갈 능곡택지개발지구에 들어서는 아파트의 분양가가 턱없이 비싸 주변 아파트 가격 상승은 물론 부동산 투기까지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5개 건설회사가 총 1,484채의 아파트를 공급하는 능곡지구는 시흥시 능곡동, 군자동, 광석동 일대에 29만평 규모로 조성되는 택지지구로, 서울 도심에서 약 25km 떨어져 있다. 17만여명이 일하는 시화공단과 반월공단, 인천 남동공단과 가깝고, 인근에 오는 2010년까지 장현지구와 목감지구 등 170만평의 택지개발지구가 조성될 예정인 비교적 입지여건이 괜찮은 지역으로 꼽힌다.
따라서 산업단지 배후 주거지와 신흥 주거지역의 역할이 기대되는 곳이긴 하지만, 그린벨트지역에 들어서는 아파트가 시흥시 기존주택 매매가보다 무려 두배 이상 비싸다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주택 건설사들의 지나친 분양가 인상이 부동산 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왜곡시켜 부동산 파동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난이 들끓고 있는 시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능곡지구의 아파트 분양가가 이처럼 높게 책정된 것은 전용면적 25.7평 초과 중대형 아파트는 전매제한 규제를 받지 않아 입주 후 바로 팔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역은 택지지구로서의 장점 이외에는 아직 인기지역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실수요자가 아닌 투기 목적으로 사려는 사람은 오히려 낭패를 보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분양 아파트 중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는 신안, 우방, 엘드 등 3개 회사가 짓는 인스빌, 유쉘, 수목토아파트다. 이 아파트들은 정부가 정한 표준건축비와 택지비용 등을 합해 분양가를 책정하게 되며, 계약 후 10년간 전매가 제한된다.
반면 우남 퍼스트빌과 신일 해피트리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이 아파트들은 입주 후 등기 때까지만 전매가 제한되며 그 후에는 전매가 가능하다. 우남 퍼스트빌은 43~74평형 300채, 신일 해피트리는 42~48평형 315채를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물론 산업단지 인근 아파트들은 교통 및 생활환경 개선에 유리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산업단지 육성에 신경을 써 교통시설을 비롯한 각종 인프라 확충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능곡지구도 예외는 아니다.
능곡지구의 턱없이 높은 분양가는 앞으로 공급될 목감·장현지구의 분양가 책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며, 자칫 앞으로 이어질 시흥시 전역의 주택공급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면서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시흥시는 그린벨트가 많아 녹지공간이 풍부하고 산업단지를 끼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택지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중대형 아파트 가격은 시와 협의사항이다. 서민들의 내집 마련의 꿈이 상처받지 않도록 시흥시는 좀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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