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늠내길’로 떠나는 가을여행

자연경관과 함께하며 ‘슬로우 라이프’ 즐겨

최근 건강의 화두로 떠오른 ‘슬로우 라이프(Slow Life)’. 무엇보다 건강에 신경 쓰는 현대인들이 부쩍 관심을 갖기 시작한 운동 중 하나가 걷기 운동이다.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등을 찾아 일상을 탈출, 천천히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거니노라면 막혔던 가슴이 어느새 뻥 뚫린다.

하지만 제주도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 길은 비용도 만만치 않고 일정 또한 쉽게 잡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시흥시가 연초부터 순차적으로 개장한 ‘늠내길’이 수도권 주민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시흥 천혜의 자연을 활용한 ‘늠내길’은 이미 제1코스 「숲길」, 제2코스 「갯골길」, 제3코스 「옛길」 개장에 이어 최근 제4코스 「바람길」을 개장, 시흥시민 뿐 아니라 수도권 인근 주민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주중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 ‘슬로루 라이프(Slow Life)’를 즐기며 대내외적인 시흥시 홍보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시흥 ‘늠내길’을 만나보자. -편집자 주-

#제1코스 「숲길」 그리 높지 않은 산길

높지 않지만 숲과 나무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산봉우리들을 넘나들며 이어지는 ‘늠내 숲길’은 삼림욕과 사계절의 변화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코스다.

숲길을 걷다보면 다양한 식물군락과 옛 마을, 문화유적과 마주하며 고장의 숨은 역사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지치지 않고 나아가는 열정과 느림의 미학, 쉬어가는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늠내길 제1코스 숲길이다.

총연장 13km, 4~5시간 코스로 중간지점인 가래울 마을에 칼국수, 백반, 고기 집 등 먹거리촌이 있다.

주요코스는 ‘시청~옥녀봉~군자봉~진덕사~잣나무숲~선사유적공원~시청’으로 돌아오는 것이 정식 코스이고 하프 코스로 군자봉을 지나서 39번국도 진덕사 입구에서 버스타고 시청으로 돌아오면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제2코스 「갯골길」 갯고랑 제방 따라 걷는 길

‘갯골길’은 경기 유일의 내만갯골을 끼고 양옆으로 드넓게 펼쳐 진 옛 염전의 풍광을 누리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이다.

‘갯골길’을 걷다보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염전 바닥과 함초들이 만들어내는 붉은 꽃밭의 장관, 바람에 온몸을 맡겨 자유로이 일렁이는 갈대들의 군무를 만난다.

‘갯골길’에서는 물새와 친구가 되고 모새달의 속삭임 등 수많은 생물들과 만나면서 자연과 하나 됨이 느껴진다.

총연장 16km, 4~5시간 코스인 ‘갯골길’은 중간에 식당 없어 시청 후문 식당가에서 식사를 해결하거나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주요코스는 ‘시청~갯골생태공원~섬산~방산대교~빗물펌프장~갈대밭~시청’으로 돌아오는 것이 정식 코스이고 갯골생태공원을 둘러보고 부흥교로 돌아오면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제3코스 「옛길」 조상의 자취가 느껴지는 길

조상의 발자취가 묻어 있는 ‘옛길’은 심하게 가파르지도 평탄하지도 않은 길들이 이어지고 옛 사람들이 힘들어 ‘하우하우’ 숨을 몰아쉬며 오르내리던 고개가 마을과 마을을 잇는다.

‘옛길’을 걷다보면 소나무, 참나무 사이로 양지꽃, 둥글레 등 야생초들이 살포시 고개를 내밀고 가는 길 곳곳에는 어느 명 정승의 꼿꼿함이 스며있는가 하면 시장으로 팔려가던 소들의 애처로운 울음소리가 들리고 호기심 가득한 여우의 눈길도 마주칠 것만 같다.

총연장 11km, 소요시간 4시간 정도의 ‘옛길’의 주요코스는 ‘꼬꼬상회~하우고개~소산서원~소래산마애상~꼬꼬상회’가 정식 코스이고 소내골(소래터널 위)에서 소래산 마애상을 거쳐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면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제4코스 「바람길」 바다와 숲, 도심으로 이어지는 길

‘바람길’은 숲과 바다, 도심으로 이어지는 늠내길 4번째 코스다. 옥구공원에서 출발해 갈매기 등 다양한 새들이 날아와 똥을 눈다하여 이름 붙여진 ‘똥섬’과 빨강등대를 만나고 시화방조제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기념공원 전망대를 둘러볼 수 있다.

코스가 끝날 무렵에는 한적하기 그지없고 잔물결이 마음을 설레게 하는 정왕 호수공원을 감상할 수 있다.

제4코스 ‘바람길’은 총거리 15㎞에 5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중간 지점인 오이도에서는 다양한 해산물과 칼국수를 즐기고 맛 볼 수 있다.

주요 코스는 ‘옥구공원~덕섬~빨간등대~오이도기념공원~맑은물관리센터~중앙완충녹지대~걷고싶은거리~오이도역~옥구공원’으로 돌아오는 정식코스와 옥구공원을 거쳐 오이도기념공원, 중앙완충녹지대로 돌아오면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 시흥 ‘늠내길’은?

‘늠내’라는 말은 시흥의 옛 지명, 잉벌노(仍伐奴)를 우리말로 풀이한 것으로 ‘뻗어 나가는 땅’, ‘넓은 땅’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늠내’에는 씩씩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생명도시 시흥의 늠름한 기상과 은근하게 뿜어 나오는 아름다운 자연의 향내가 묻어나는 도시라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이희연 기자/shnews96@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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