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상위법까지 넘어서 손해배상 규정한 자치법규[사설] 시민에게만 책임 떠넘기는 자치법규 개정돼야
  • 시흥신문
  • 승인 2018.07.27 16:55
  • 댓글 0

행정안전부가 상위법을 넘어서면서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규정한 손해배상 관련 자치법규(조례·규칙) 규정 268건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즉, 시·군이 제정한 손해배상과 관련한 자치법규 조문은 ‘국가배상법’과 ‘민법’ 등 상위법령에 반하지 않아야 하지만 해당 조례·규칙 268건은 상위법령을 무시한 채 시민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겨 왔다는 것이다. 뒤늦은 결정이지만 주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도록 하려는 행안부의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행전안전부는 ‘지자체의 시설을 이용하다 손해가 발생한 경우 지자체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규정한 자치법규 169건과 ‘동일한 상황에서 주민이 모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한 자치법규 85건 및 그 밖에 민간위탁시 수탁업체가 해당 시설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거나 국가배상법에 따라 처리할 사항을 별도로 규정한 자치법규 14건 등 총 268건의 정비과제를 발굴하였다.
행정안전부는 위와 같이 발굴한 총 268건의 정비과제에 대해 원칙적으로 해당 규정을 삭제 또는 폐지하도록 하되, 필요한 경우 일방적으로 책임을 지도록 한 규정은 상위법령에 반하지 않도록 개정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실제로 A지방자치단체는 산림인접지역에서 소각행위를 할 경우 산림보호법에 따라 75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례를 두고 있다. 그러나 상위법령인 산림보호법 시행령은 산림인접지역에서 불을 피웠을 때 과태료를 최고 50만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징수된 각종 과태료는 1,410만 건에 8,100억 원 규모로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제재처분인 만큼 반드시 법률에 부과 근거가 있어야 하고 법률의 위임이 있는 경우에만 금액 등 필요한 사항을 정할 수 있다. 또 과태료를 부과하려면 반드시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규정된 절차를 따라야 한다.
그러나 행안부가 조례 등 자치법규에서 과태료 액수를 정한 사례를 검토한 결과 법령의 위임이 없는데도 자치법규에서 상위법령과 다르게 정했거나 상위법령에 과태료 액수가 정해져 있는데도 자치법규에서 금액을 훨씬 높여 규정한 사례 등도 확인됐다.
또한 법률에 과태료 체납 때는 3%에 상당하는 가산금을 부과하게 돼 있지만 5%로 규정하거나 이의신청 기간이 60일로 규정돼 있는데도 그보다 짧은 30일로 정한 규정 등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을 따르지 않은 사례도 상당수로 나타났다.
소속 공무원이나 공무수탁사인 등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위법하게 주민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공공시설물(영조물)의 설치·관리에 하자가 있어 주민이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국가배상법 또는 민법에 따라 합당한 금액을 배상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자치법규에서 영조물의 하자 여부와는 관계없이 지자체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규정하는 등 자의적으로 손해에 대한 책임을 규정하는 경우가 있어 국가배상법이나 민법과 상충되는 문제가 발생해 왔다.
자치법규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을 인정해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안에서만 유효하며, 지방자치단체의 독자적인 법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기본이다. 헌법 제117조 제1항에서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게 돼 있다.
지자체가 상위법령까지 무시한 채 시민들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떠넘기는 자치법규를 제정·운영해온 잘못된 관행을 이번 기회에 바로 잡아 시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권리침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행정안전부의 결정을 재삼 치하한다.

 

 

시흥신문  webmaster@n676.ndsoftnews.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흥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