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수 시흥시장이 지난 10일부터 열흘간 각 동별로 주민들을 초청하여 새해 주요 시정운영 방향과 계획을 제시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신년 인사회’를 가졌다.
사실, 시의 살림을 맡은 행정수장이 시민들에게 올해의 시정설계를 제시하고 의견을 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고, 또 많은 지역의 시장들이 그렇게 해오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이연수 시장의 그것은 그저 의례적이고 사진 찍기 위한 형식적 의례가 아니라, 각 실무 국?실장 등을 배석시킨 가운데 2007년도 시흥시 시정계획을 BPT로 자세히 소개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등 진전성과 열의가 묻어나 보였다.
시흥시가 추진해 나갈 시정 프로젝트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화려하다. 이 시장은 이번 인사회에서 시흥시의 올해 슬로건을 ‘시흥은 경제다’라고 내걸고 특히 서민경제의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당연하고 옳은 진단이요 목표설정이다.
그러나 또한 당연하게도 그같은 진단과 목표에는 ‘어떻게 해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느냐’ 하는 방법론이 제기된다. 지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그 지역에 세계적인 대학이 들어서야 한다. 그 세계적인 대학 곁에 기업도 들어서고 사람도 모이게 된다. 우리는 이같은 예를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들에서 뿐만 아니라 이웃 일본과 중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이연수 시장의 새해 시정계획에는 아쉽게도 교육부문이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일자리 창출과 시흥경제의 활성화는 말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업들도 말로만 유치되지 않는다. 키워드를 찾아야 한다. 그 키워드가 바로 ‘교육에 대한 집중’, 곧 ‘대학’이다.
정부는 매년 5조~6조원씩 특별예산을 쏟아부으며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밀어붙여 왔으나, 정부의 이런 정책과 투자는 4년만에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를 오히려 최대로 벌여놓은 결과로 나타났다는 통계가 나왔다. 정책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빚어진 것이다. 발상과 계획은 좋았으나 현실적으로 수도권을 누르면 지방이 발전할 것이라는 건 시대착오적 단순논리였기 때문이다.
세계는 지금 자본과 기술, 인적자원이 집중된 기존 수도권이나 대도시의 경쟁력을 키우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나누고 가르는 것은 고루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만 떨어뜨린다. 문제는 집중이라는 얘기다.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투자금액은 민간유치를 포함해 줄잡아 60조원에 이른다. 포항공대나 시흥의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같은 세계적 대학을 60개 이상 만들 수 있는 돈이다. 시흥시는 여기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명문대학이 있고 교육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에는 기업과 사람이 모여든다. 시흥에 국제수준의 대학을 한두 개만 더 유치할 수 있다면 시흥의 일자리 창출은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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