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역시 민생의 가장 큰 현안은 일자리 문제다. 정부와 여당은 올해 30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국내 경기가 밑바닥에서 비실비실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많지 않다.
자기 일을 찾아 한창 꿈을 펼치며 인생을 설계해야 할 황금기 나이의 이십대 청년들 태반이 백수라는 이른바 ‘이태백’은 이제 이 나라의 상시적인 현상으로 굳어져가고 있다. 조선시대의 과거시험에 급제하기보다 더 어렵게 대학에 들어가 엄청난 등록금 쏟아 붓고 머리털 빠지게 공부해서 겨우 졸업장을 손에 쥐어도 이 땅의 청년들 태반은 졸업하는 순간부터 할 일이 없는 백수 신세가 된다. 실로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담한 상황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졸업생 전부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취업이 되는 대학, 그것도 6년째 취업률 100%를 기록한 대학이 우리나라에 있어 화제다. 다른 지역이 아닌 바로 시흥에 있는 한국산업기술대학교, 흔히 KPU로 더 널리 알려진 대학이 바로 그 대학이다.
한국산업기술대학은 사립대학이 아니다. 1998년 산업자원부가 출자해 설립한 말하자면 ‘절반의 국립대학교’로, 제1회 졸업생부터 2007년 2월 졸업예정자까지 단 한 해도 예외 없이 졸업생 전원이 100% 취업을 한 명문대학이다.
이 대학은 학생들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이론공부인 학교 정규수업은 일과시간에 다 마치고 남는 시간은 현장실습을 해야 한다. 현장에서 최소 8학점을 따야 졸업이 가능하다. 하루 8시간 현장실습으로 4주를 일해야 겨우 2학점을 받는다.
그러나 이 대학의 학생들은 일과시간의 정규 강의와 현장실습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여름방학이고 겨울방학이고 간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산-학-연 협력이 이뤄지는 ‘엔지니어링 하우스(EH)’가 학생들을 또 붙잡는다. 이 대학과 산학협력을 맺은 기업은 총 3천여개. 현재 EH는 33개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1백개소로 늘어날 예정이다.
한국산업기술대의 교수 1인당 연구비는 지난 2004년 현재 연간 평균 3억1천3백만원으로, 포항공대 및 광주과학기술원과 함께 전국 최고 수준이었으며, 2006년에는 국내 대학 중 단연 1위다. 그래서 국내 대학사회에서는 한국산업기술대학교를 한국의 MIT(세계 최고의 명문 이공대학인 미국의 매사추세스 공대), 또는 한국의 칭화대라고 부른다.
시흥시는 한국산업기술대학교라는 엄청난 자산을 관내에 두고 있다. 이 보물을 시흥시가 손놓고 바라만 보고 있어서는 안된다. 이 가치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한 보다 적극인 청사진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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