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관련부서 통폐합…지역농민·단체 강력 반발
민선5기 김윤식 시장이 재선시장으로서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일하는 조직, 성과중심 문화’ 지향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려던 조직개편안이 결국 시흥시의회의 태클에 부딪혔다.
시흥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위원장 원장희)는 제174회 제1차 정례회기(9월 1~10일) 중 집행부로터 제출된 ‘시흥시 행정기구 설치조례 전부개정안’에 대해 지난 3일 오전 10시30분부터 심의를 시작해 2시10분까지 심사와 토론을 거듭한 끝에 ‘심사보류’를 결정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시흥시 행정기구 설치조례 전부개정안’에 대해 ‘원안 부결’이 아닌 ‘심사보류’를 결정함으로서 시 집행부가 제1차 정례회기 중 수정안을 제출할 수 있는 말미를 제공, 향후 시 집행부와 시의회의 관계 정립에 관심이 모아진다.
즉, 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가 ‘일부 조직(기구)의 재검토 및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며 심사보류 결정한 것에 대해 시 집행부가 이를 수용, 수정안을 제출할 경우에는 원만한 관계가 정립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시 집행부가 시의회 ‘심사보류 ’주문을 월권으로 해석해 원안을 고수한다면 양 기관의 대립은 평행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초 김윤식 시장은 성숙한 지방자치 구현과 시민을 위한 시정, 일 잘하면서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국책사업 및 지역현안 등 전략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역량을 강화하고자 행정 기구 개편을 추진했다.
김 시장은 상하수도사업소(4급)를 폐지하는 대신 평생교육원(4급)과 공보정책담당관, 투자유치관, 녹색성장과, 클린도시추진단, 국책사업대책팀, 교육청소년과 등을 신설하는 한편 농수산과와 농업기술센터를 생명농업기술센터로, 체육청소년과와 문화공보과를 문화체육과로, 녹지관리과와 도시정책과를 도시정책과로, 여성회관과 평생학습과를 평생학습과로 각각 통합했다.
특히 김 시장은 내부 공직자들의 고정관념 등 한계를 뛰어 넘을 대안으로 ‘개방형 직위’를 추진해 시장 직속으로 공보정책담당관(5급 상당), 경제활성화전략본부 내 투자유치관(5급 상당)과 정왕어린이도서관장(6급 상당)을 내·외부 공모를 통해 임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자치행정위원회 조례안 심사에서 윤태학 부의장은 “농수산과와 농업기술센터를 통합하여 생명농업기술센터로 변경할 시 농업경시 및 농민소외감이 우려된다”며 “미래사회는 식량과의 전쟁으로 농업의 중요성이 화두가 되고 있는 이때 외형적으로 기구를 통합할 경우 공직자들의 사기나 의욕 저하는 물론 농어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므로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윤 부의장은 또 “조직개편안 중 공보정책담당관의 개방형 임용제를 통한 외부인사 영입 부분은 공무원 자체에도 수행능력이 충분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개진, 자치행정위원회 위원 전원이 이에 동의해 원장희 위원장이 ‘심사보류’를 결정했다.
자치행정위원회 위원들은 조례안 심사와 관련 ‘자리 만들기, 개방형 직위 운용 효율성 논란, 직원 사기 저하, 시장 고유권한인 인사권에 대한 논의 부적절’ 등 의원들 간 난상토론을 이어갔다.
자치행정위의 결정에 대해 장주환 총무국장은 “시의회가 집행부의 제안 설명과 여론 수렴 등을 통해 심도 있는 심사를 벌여 고민 끝에 결정을 미룬 것으로 이해한다”라며 “그러나 이미 1개월 전부터 조직개편이 공론화 돼 공직사회가 붕 떠 있는 상태다. 여하간 조직 안정화를 위해 시의회가 가부를 빨리 결정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자치행정위원회가 ‘시흥시 행정기구 설치조례 전부개정안’에 대해 ‘심사보류’를 결정함에 따라 시 집행부가 수정안을 제출할 경우 해당 상임위가 열리는 8일쯤 조례안 가부결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개방형 직위 중 공보정책담당관과 관련해 거론되고 있는 시장 측근 인사 U씨는 2일 “자신이 왜 이번 조직개편과 관련해 논란의 중심에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개방형 직위 응모여부를 묻는 질문에 “현재까지 고려해 본 적 없다. 인사권자(김윤식 시장)가 자신으로 인해 부담감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분명한 뜻을 밝혔다.
이희연 기자/shnews96@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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