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은 자가용이 없으면 다니기 힘든 도시이다. 도시 면적이 넓고 주거지역이 산재해 있어 곳곳을 대중교통인 버스가 이어주는 데 한계가 있다.
즉, 대로를 중심으로 버스가 다닐 수밖에 없고 이마저도 1~2번은 기본적으로 환승해야 목적지에 닿을 수 있다.
그러다보니 버스노선은 여러 곳을 경유할 수밖에 없어 시민들은 시간·경제적인 불편을 그저 감내하고 있다.
반면 시흥은 여타 도시와 다르게 교통체증을 찾아볼 수 없는 도시이다. 곳곳을 연결하는 도로가 사통팔달로 뚫려 있고 시내 어느 곳에서든지 영동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제3경인고속도로 등의 접근도 수월하다.
시흥이 교통체증이 없고 사통팔달 도로 연결망을 갖추었음에도 정작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편을 감내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 유일하게 버스뿐이기 때문이라는 답이 나온다.
가장 이상적인 대중교통 정책은 전철이 도시 중심부를 따라 운행되고 지선으로 연결된 버스노선을 이용한 시민들이 전철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다. 즉, 전철만 연결되면 대중교통 정책의 90%는 해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시흥의 현실은 어떤가. 아마도 수도권에서 전철이 연결되지 않은 곳은 시흥 뿐일 것이다.
물론 ‘4호선’이 정왕동에서 과천을 거쳐 서울로 연결되고 부분 개통한 ‘수인선’이 연계되고 있지만 연성·신천권 주민들의 전철 이용은 남의 얘기일 뿐이다.
이런 가운데 시흥시민들의 염원인 ‘소사~원시’ 복선전철 사업이 2011년 착공, 2016년 4월 개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 중이지만 사업 준공이 최소 2년 여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상협의 난항과 이에 따른 지장물 철거 어려움 등이라는 공기 지연 사유로 국토부가 실시계획 변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도 국토부는 ‘소사~원시’ 복선전철의 명확한 개통 시기를 공식적으로 고시하지 않고 있다.
또한 수도권 ‘X자’ 광역교통망 구축 및 서남부지역 대중교통수단 확충을 위한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도 수년째 타당성 검토만 하고 있어 언제 첫 삽을 뜰지 그저 아득할 뿐이다.
‘신안산선’ 복선전철은 지난 2003년 예비타당성 조사 이후 기본계획 고시(2010.12.10.일)까지 무려 7년의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당초 정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려던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에 대해 2012년 12월 국회 예결위에서 “민자중심으로 강구”하라는 부대의견에 따라 현재 KDI에서 사업추진방식(재정 또는 민자) 검증 중에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기재부와 사업추진방식을 협의 결정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옛말에 “진이 빠지다”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 의미로 ‘실망을 하거나 싫증이 나서 더 이상의 의욕을 상실하다. 또는 힘을 다 써서 기진맥진해지다.’는 뜻이다.
시흥시민들이 전철 개통을 기다리다 정말이지 “진이 빠질 지경”임을 정부나 책임 있는 관계자들이 깨닫고 사업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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