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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몸 담고 있는 동안 어느 한 때도 지루하거나 싫거나 한 적 없이 즐겁게 살아왔습니다(學不厭敎不?)”
웃터골 이광현 교장이 41년의 교직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후학 양성의 길을 택했다. 모두가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이지만, 아이들의 순박하고 착한 심성은 세월이 지나도 잊혀 지지 않는다는 이 교장에게 교직은 천직인 듯 싶다. 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는 그의 남다른 교육철학을 조용히 좇았다. -편집자주-
이광현 교장은 1971년 포천송우초에서 첫 교편을 잡은 이래 2001년까지 4개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왔으며 1990년부터 1995년까지 일본삿포로교육원 파견교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이어 같은 해 9월부터 2008년 범박초, 부천남초 교감을 거쳐 2008년 9월에 현재의 웃터골초등학교장으로 부임해 지금까지 후학양성에 힘써오다 오는 2013년2월28일자로 정식 교편을 놓고 정년퇴임을 맞는다.
이 교장은 퇴임에 앞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물음에서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으며 정년을 맞게 된다”며 “퇴직 후 제2의 인생 여정동안 보다 나은 교육발전과 어린이들이 즐겁고 마음껏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데 일조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고, 세계 속의 한국 위상이 높아진 것은 투철한 교육관과 사명감으로 교육에 헌신한 교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동안의 교직생활 동안 참으로 고마운 학생들도 많았고 그런 학생들로 인해 보람도 많이 느꼈다는 이 교장은 “후회 없이 보낸 만큼 많은 후배들도 자신이 맡은 임무에 자긍심을 가지고 멋지게 살아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솔선수범이 미래 교육 근간
그동안 이 교장은 ‘인간이 된 후에 학문이 완성된다’는 교육철학으로 재직기간 중 도덕성 교육과 가치관, 효행 등 교육본질 추구에 주력해 온 그는 교사들의 솔선수범을 당부했다.
어린이들이 담임선생의 모습을 그대로 보고 배우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담임교사가 게으른 모습을 보이면 어린이들도 게을러져서 공부도 잘 하지 않고 질서는 물론 교실도 어지럽혀 질 수 밖에 없는 구조임을 알고 있기에 늘 책을 보면서 연구하고 부지런한 모습을 보이면 어린이들도 책을 가까이 하고 공부를 잘하는 것은 물론 친구들과 우정도 돈독해진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교사의 덕목과 관련해 “때론 좀 추워도 춥지 않은 척도하고 몸이 불편해도 괜찮은 것처럼 당당하게 수업에 임해야 한다”며 ‘형 만한 아우 없다’는 옛말을 인용한 뒤 교육계에서는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픔과 아쉬움 그리고 보람
교육현장의 생생한 소리를 늘 귀담아 듣고 이를 바탕으로 웃터골을 이끌어 온 그는 한켠에 아쉬움도 있다.
학교 현장에 대한 어려움이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욕을 먹기도 하고 매를 맞기도 한다”고 포문을 연 그는 “그래도 아무 말도 못하고 마는 우리 선생님들은 어떻게 보면 요즘에 나타나는 사회 현상의 희생양이다. 교육을 중시하지 않고 개인 이익에만 열중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 사회가 선생님들을 힘들게 하는 데 하루 속히 이러한 풍조가 없어지고 다시 예전처럼 많은 이들이 교육의 중요함을 알아줄 때가 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선생님들이 마음 놓고 교육활동에 열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 때 IMF 때에도 잘 견디었던 우리 국민의 저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선생님을 경시하는 풍조가 계속되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을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망한 나라를 보면 대개 교육을 경시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이런 점에서 많은 세월 마음 놓고 교육활동을 한 계기가 됐고 당시 교육을 받았던 그 아이들이 지금도 자신을 찾아와 ‘훌륭한 일들을 한다’고 자랑할 때 보람을 느끼곤 하는 데 요즘 선생님들은 그런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 교장은 학교 재임 중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주저하지 않고 현재까지 근무했던 웃터골초등학교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교사 시절부터 교감 시절까지 모두 좋은 학교에서 교육했지만 웃터골은 17학급의 아담한 학교로 학급 당 인원수가 26명에 불과할 정도로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또한 농촌과 도시 아파트가 공존, 도농교류 체험을 저절로 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늘 밝고 명랑하며 똘똘해서 무슨 일을 해도 잘하는 아이들과 능력있고 부지런한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정열적으로 지도에 임하고 있어 시흥시에서 항상 상위를 점하고 있다며 학교 교정을 떠나면서도 학교 홍보도 잊지 않았다.
후학 양성에 남은 인생 쏟을 터
그간의 교사의 보람에 대해 묻자 그는 군대를 제대하고 복직한 곳이 포천에 있는 영북초등학교 6학년 담임이었고 당시 발표회가 잊지 못할 보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학교가 도지정 미술과연구학교여서 반 아이들과 찰흙 공작을 해야 하는 데 그 수업 과정이 너무 어려웠다는 것.
결국 발표 날 작은 동산에 찰흙으로 만든 사람들과 동물들을 만들어 산에서 노는 아이들과 동물들을 표현해 인기를 끈 수업으로 평가받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수업에 대한 보람보다는 당시 아이들과 함께 힘든 작업을 하다 보니 친해져서 지금도 그 때 이야기를 나이 50줄이 넘어선 제자들과 가끔씩 만나 이야기 하는데 다시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천진하게 노는 것을 보면 ‘교사의 보람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심경을 전했다.
‘꿈이 있고 미래를 여는 배움터’라는 학교 분위기 조성과 언제나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학교생활이 되도록 하기 위해 학교를 떠나더라도 교원 정년퇴임 모임인 ‘삼락회’에서 많은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어린이들 교육발전에 도움 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단체인 만큼 남다른 교육열정으로 봉사에 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학교와 교사, 학부모, 학생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행복한 시흥시 교육을 추구하는데 밑거름이 되도록 다양한 현장의 소리를 청취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비록 초등학교 교직은 떠나지만 교육에 대한 인연은 계속 될 것 같다. 교장이라는 이름보다 이제 고마운 선생님으로 다가설 수 있음이 더욱 기쁘다”는 이 교장의 마음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오세환 기자/j5900@chol.com
교장선생님께 드리는 편지
교장선생님 안녕하세요.
요즘 날씨가 너무 추워요. 감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저는 우리 교장선생님이 참 좋아요. 저는 웃터골초등학교 하면 이광현 교장선생님이 생각나요. 그리고, 우리 교장선생님의 환한 미소를 보면 안동에 계시는 할아버지가 생각납니다.
또 우리 반 아이들과 교장선생님과 함께 했던 시골길 아침산책이 생각나요. 교장선생님은 우리들과 함께 산책하면서 식물과 곤충 그리고 자연에 대해서 잘 가르쳐 주셨지요.
친구들과 같이 교장실에 놀러가면 웃으시면서 우리와 이야기도 나눠주시고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지요. 교장선생님!! 우리 학교를 떠나시더라도 웃터골초등학교를 꼭 기억해주세요..
교장선생님 사랑해요.
5학년 1반 김준오 올림.
시흥신문 j5900@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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