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트라이앵글’로 역전 한다. - 시흥시 성공 방정식

시흥시는 한판 엎어치기가 필요하다. 호남지역이 산업화가 늦었기 때문에 재래산업이 아닌 첨단 산업의 입지로 선정되듯이 ‘나중 된 자가 먼저 되는’ 역전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늦게 뛰는 처지이면서 앞선 선수의 실수 까지도 반복하는 ‘멍청한’ 선수는 되지 말아야 한다. 90년대 중반 수원에서는 하천을 덮고 있던 복개 콘크리트를 뜯어내자는 논의가 한창이었다. 하천을 이제는 덮지 말자고 사람들이 말할 때 시흥시는 신천천을 덮었다.

이곳은 바깥세상과 동떨어진 우물 속 같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매년 인구의 5분의 1이 이 도시를 떠나고 새로운 사람들이 끝없이 이사 온다.

90년대에 새로운 시흥을 꿈꾸었던 사람들이 있었다. 90년대가 저물 때 어떤 이는 세상을 떠났고, 외국으로 가기도 했고, 서울에서 일을 보게 된 사람, 어려운 처지의 청소년을 돌보러 떠난 사람, 그렇게 각자 이 도시를 떠났다. 몇 년이 흘렀다. 그 사람들은 이 도시에 돌아와서 권력이 되었다. 그들은 지난 날 꾸었던 그 꿈에 달려들어야 한다. 우물을 부수고 이 도시의 역전드라마를 시작해야 한다.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발전전략을 내 놓고 함께 달려들어야 한다. 서울대를 가져 오겠다는 계획은 좋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시흥을 뒤엎지는 못한다. 특정 지역의 특정 시설로는 부족하다. 토양을 바꾸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새로운 사람을 끌어와야 한다. ‘스마트’한 사람들이 이곳에 오게 해야 한다. 사람을 끌어오는 유인책은 서양이나 한국이나 ‘교육여건’이다.

미국의 성공한 도시가 가진 교육여건이란 숙련된 시민들을 키우는 대학을 말하지만 한국의 수도권에서 도시의 성공을 담보하는 ‘교육여건’은 다르다. 이 지역의 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자녀에 이끌려서 그들의 스마트한 부모들이 사는 곳을 옮기는 방식이다.

일류대학 잘 보내는 고등학교. 그것은 이 지역에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고, 그리고 공부 잘 한 사람이 일세를 풍미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예술, 체육, 중국으로 가면 승산이 있다. 연성초등학교를 예술고등학교로 바꾸고 싶다. 초등학교는 학생 대다수가 사는 지역 가까이 옮겨주고, 인근에 예정된 공연시설은 예술고 학생들의 실기수업 공간이 된다. 대규모 예산이 들어갈 문화시설의 이용도를 높이고 학교는 최고급시설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포리초등학교에 체육고가 들어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포리초 스쿨버스가 필요 없게 되고, 학교 이름만 바뀌는 것이니 학교 인근 주민들의 상실감도 없을 터. 포동 체육시설들은 이들의 연습시설이 되니 학생에게는 좋은 시설, 지역으로서는 시설의 활용도를 높여서 예산 낭비를 줄인다.

그리고 이제 중국이다. 영어로 수업을 가르친다는 국제중, 국제고, 수많은 대학의 강의실들은 이제 충분하다. 이 땅에서 영어 잘 하는 것으로 좋은 밥벌이를 얻는 시대도 지나간다. 중국어로 수업을 하고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상세하게 배우는 중국 전문 국제학교를 시흥시가 선점해야 한다.

중국 동해안 도시 칭다오 사람들은 해 뜨는 아침 바다에 나가서 시흥을 바라보며 기지개를 킨다. 한국 서해안 월곶에서는 중국 산동반도를 바라보며 지는 해를 쳐다본다. 월곶 너머에 중국이 있다. 수십 개의 모텔들은 먼 곳에서 오는 학생과 선생들의 숙소로 개조될 것이다. 학교로 시작한 월곶은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들어가는 중국인들이 반드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차이나타운으로 진화해 갈 것이다.

포리 체육고, 연성 예술고, 월곶 국제고. 이 3곳이 시흥을 바꿀 ‘똑똑한’ 사람들을 끌어오는 유인책이 될 것이다. 셋은 넷 보다 더 안정적이다. 이름하여 ‘골든 트라이앵글’이다.

시흥신문 j5900@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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