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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하고 푸짐한 전통시장 만들겠습니다"시장의 주인은 상가조합도, 상인들도 아닌 시민들
  • 최길열 기자
  • 승인 2006.03.2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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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준원 이사장
광명시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광명시장은 현대적 감각의 시설로 바뀌어 전천후 쇼핑이 가능한 아케이드(비 가림 시설) 설치를 비롯해 상·하수도공사, 도로포장 및 완벽한 소방설비 등을 갖추게 된다.(본지 12호 11면 기사) 총 사업비 51억7천여만원, 국비 60%, 도비와 시비 30%, 상인부담금 10%로 사업으로 진행되는 매머드 프로젝트이다.
상가조합측의 총사령탑 이준원 이사장을 만나 그 동안의 경과를 들어본다.

광명시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광명사거리에서 시청쪽으로 10m,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 10번 출구에서 나오면 바로 옆에 있는 광명재래시장은 우리나라 재래시장에서는 7번째로 큰 명물로 통한다.

시장입구는 백화점, 음식점, 은행 등 생활편의시설과 유흥업소 등 현대식상업시설이 둘러싸고 있어 거의 눈에 띄지 않고 도로변에 즐비하게 늘어선 노점상들을 보고서야 ‘이곳이 시장이구나’하고 짐작할 뿐이다.

겨우 찾은 시장간판을 보고 입구에 들어서면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큰 규모의 시장풍경이 만화경처럼 펼쳐진다. 무우·배추 등 채소류코너, 생선류코너, 곡류코너, 신발·의류코너 등 갖가지 먹거리가 풍성한 진열대 앞의 좁은 길은 파는 상인들과 사는 손님들로 빈틈이 없을 정도이지만 생생한 삶의 리듬은 역동성이 넘쳐난다.

그 틈을 비집고 한참을 곧바로 가다가 옆길로 꺾어지기를 몇번 반복해서 찾아간 시장내 건물 2층의 광명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이하 상가조합) 사무실은 철제 책상과 낡은 소파가 놓인 허름한 공간이다.

다만 벽마다 상가 리모델링사진이 도배한 듯 전시되어 조만간 이곳도 현대화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할 뿐이다.

이곳에서 만난 이준원(55세) 이사장은 시장 현대화사업추진 등으로 상인들, 시청직원, 시공사관계자와 만남이 잦아지면서 지쳐있는 듯 했지만 시장 활성화에 대한 질문엔 힘 있게 청사진을 펼쳤다.

“시장의 주인은 상가조합도, 상인들도 아닌 시민들로써 그 분들이 재래시장을 찾아오지 않는다고 원망만 할 것이 아니라 오도록 만들어야 하는 데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주차장 설비와 아케이드 설치, 상·하수도공사, 통로포장 공사 등 환경 개선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로 빠져나가는 소비자들의 발길도 다시 잡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동안 추진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손을 저으며 “말도 마십시요, 400여 상인 전부를 만족시킨다는 것이 어디 가당치나 하냐”며 “점포주를 대상으로 현대화사업의 당위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명하고 동참을 호소하는 것 중에 공사기간 중 점포휴무일수를 무조건 7일 이내로 단축해달라는 일부 상인들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전한다.

하루하루 벌어 사는 상인들로서는 하루만 휴무해도 생활에 지장이 큰 것은 사실. 반면 공사를 제대로 하려면 아무리 줄여도 휴무일10일은 잡아야한다는 것이 전문 기술진의 진단이고 보면 이 이사장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상인을 설득하는 길 뿐이었다. “처음엔 나이들고 고지식한 상인들 일수록 새로운 장사시스템을 거부했지만 하도 자주 만나 동의를 구하다보니 이젠 그 분들도 시장 환경개선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어 별 탈 없이 공사를 착수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안도했다.

물론 시민은 이러한 하드웨어적인 현대화시설에만 만족하지는 않는다. 재래시장만의 그 무엇이 필요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흥이 있고 넉넉하며 푸짐한 인정이 없다면 소비자는 당연히 외면할 것”이라며 “상인들에 대한 경영 및 서비스교육과 이벤트지원 등을 다각화하여 전통시장만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내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그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는다. “소비자가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시설을 현대화하고 상인들의 의식개혁 및 인터넷 활용 전자상거래망 구축 등이 우리의 몫이라면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고 전통시장이야말로 서민층의 삶의 터전이라고 알리는 것은 언론의 힘입니다.” 언중유골이라고 하던가, 얼마 전 몇몇 언론이 상가조합과 시청간에 불협화음이 있는 것으로 보도해 일반시민들에게 밥그릇싸움처럼 비친 것에 대한 섭섭함을 은근히 드러낸다.

최길열 기자  choigr57@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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