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의 정당공천은 현대판 매관매직에 해당합니다. 우리는 당이 아닌 주민을 위해 충성하는 대표를 뽑고, 유권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지방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를 마땅히 요구해야 합니다.”
「한국사회 평화를 위한 시민 행동」이 주최한 ‘지방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특강에 나선 숭실대 김기욱교수(전 구청장)의 말이다.
지방자치제는 중앙정부가 국가전체의 획일적인 경영으로 인한 폐해와 손실을 줄이자는 목적으로 개방적이고 세분화된 민주정치가 그 목적과 취지였으나 지자체의 선거법을 정당공천제로 하여 ‘빛 좋은 개살구’ 꼴이 되고 말았다.
우리나라의 정치현실과 선거풍토는 지역에 따라 특정정당의 공천은 곧 당선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입후보에 뜻을 둔 사람이라면 특정정당의 공천에 목을 맨다.
게다가 공천기준으로 당 기여도를 내세우나 이는 곧 실권자에 대한 충성심의 척도이고 충성의 수단과 방법은 결국 돈으로 귀결된다.
물론 더러는 지구당 대의원 투표나 의결과정을 거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고 공천장은 실권자인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의 손바닥 안에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은 공천권 행사의 실력자로서 지역구 조직 관리를 용이하게 하고 미래의 도전자를 사전에 제거함은 물론 권력 누수 차단 및 통제의 수단으로 삼았으며 정치헌금이나 후원금 모금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최근 불출마 또는 정당 공천에 낙천했거나 공천된 시흥시의회 한나라당, 민주당 소속 8명의 시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6·2 지방선거에 따른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 시의원들은 지방의원 정당공천제로 공천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이 시민들을 위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을 공천하기 보다는 본인들의 입맛에 맞고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인물을 줄 세우기 식으로 공천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이들은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이 무소불위의 공천권으로 공당을 사당화 하는 횡포를 부려 시흥시의 정치문화를 혼란케 하고 공당의 명예를 실추시켜 시흥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 시의원들은 이번의 공천 결과는 유권자를 무시하고, 지역정치 발전을 저해하는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로 ‘밀실공천, 줄 세우기 공천’에 따른 후유증과 그 파장이 매우 클 것이고 그 책임은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에게 있다. 또한 향후 6·2지방선거를 통하여 입성할 6대 의원들은 국회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의 꼭두각시가 되어서는 안 되고 국회의원, 당협위원장들도 지방의원들을 자신들의 하수인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만들어서도 결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8명의 시의원들은 시민들을 위한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 실현을 위하여 중앙정치에 예속되는 정당공천제의 폐지를 강력히 요구하며, 공천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의 기득권 포기를 위해 시민 여러분들의 결집된 힘을 보여 줄 것을 당부했다.
기자회견문에 서명한 8명의 시의원들은 이번 공천결과가 시민들에게 제5대 시흥시의회 모두가 기대이하의 역량부족으로 매도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방자치 정당공천제의 폐해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이에 따른 정당공천제 폐지 주장도 최근의 일은 아니다. 과연 지방자치 정당공천체 족쇄, 유권자들이 풀 수 있을까.
시흥신문 시흥신문@shnews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