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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은주 편집자문위원 시흥의제21 공동대표 | ||
춘분을 지나 청명으로 가는 시기인 요즘은 농업이 화두가 될 만도 하다. 그러나 정부는 보금자리주택 특별공급을 위한 택지조성으로 농토를 잠식시키고 있으며, 4대강 프로젝트로 농토의 젖줄을 파헤치고자 한다.
아울러 선거를 앞두고 있는 광역·기초단체 후보자들은 개발위주의 공약 남발로 홍역을 치루고 있다. 물론 근대화를 넘어 선진화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농업을 잊은 지 오래 된 것은 사실이다. 농업이 천하지대본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농업을 외면 또는 천시하고 있다. 그러나 자의든 타의든 간에 이제는 농업에 대해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 귀농 열풍과 도시농업이 시작되었으며 아울러 농업을 ‘6차+α산업’으로 제시하며 첨단농업 부국의 길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농업을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적, 경제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생태적, 교육적, 역사 문화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새로운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것이 농업공원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시흥 땅에 농업공원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역사적인 측면에서 유의미하다. 시흥은 강희맹(1424~1483) 선생의 숨결이 살아있는 곳이기에 농업공원 조성은 역사적으로도 연관성이 높다. 강희맹선생은 우리나라 최초의 농학자이다. 또한 최초의 농서인 금양잡록(衿陽雜錄)을 은퇴 후에 시흥에서 손수 농사를 지으며 노농(老農)들과의 대화와 자신의 체험을 토대로 저술하였다. 금양잡록은 네 계절의 농사와 농작물에 대한 필요사항을 기술한 농서로서 매우 귀중한 작품이다. 특히 선생께서 중국 남경에서 채취해 온 연꽃씨로 시험재배 후에 확산 되고 있는 곳이 관곡지이다. 이곳 일대에 조성된 ‘연꽃테마 파크’와 연계하여 농업공원이 조성 되어도 좋을 듯 싶다.
또한 농업공원은 생태계복원과 학습의 장으로서의 활용가치가 높다. 혹자는 시흥엔 아직도 논과 밭이 널려 있기에 농업공원은 시기상조라고 할 수도 있다. 경기도가 2007년부터 경기도내에 농업공원 조성을 추진했다. 지금까지도 농업공원을 조성하고자 할 때에는 인구 50만이상의 도시로 제한한 이유가 바로 도시화된 곳에서만 농업공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업공원 조성지로 선정된 부천시나 고양시에서 조성한 농업공원은 초기단계라 그런지는 몰라도 매우 실적 위주였으며, 이용자도 저조하다.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시흥에서 추진해야 할 농업공원은 차원이 달라야 한다. 최소한 올챙이는 물론이고 개구리 울음소리가 있는 공원이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농업 관련 곤충과 생물들이 서식하도록 하는데 포인트를 두어야 한다. 농산물 생산 재배과정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서함양이다. 농사체험활동을 지도해줄 선생으로는 농업을 주업으로 했던 어르신들이 제격이다. 인근 지역의 노농(老農)들에게는 청소년들을 위한 학습봉사활동은 물론 어르신 일자리도 창출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어르신과 청소년들의 어울림도 가능해지지 않을까?
시흥시가 ‘수변생태관광벨트’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다면, 반드시 농업공원이 포함되어야 한다. 특히 생태도시 또는 생명도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더 더욱 시흥다운 농업공원이 조성되어야 한다. 농토는 갯벌 이상으로 생태계의 보고가 되어야 한다. 농업공원만이라도 철저한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지력을 회복시켜야 한다. 반드시 때가 되면 생태계의 보고가 될 것이다. 그래서 농업이야 말로 녹색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근대화 이전의 시흥시는 평화로운 농어촌 지역이었다. 오이도와 군자지구가 어촌 및 해안 도시로서의 상징이 된다면 물왕저수지와 호조벌이 농촌과 농업도시의 상징이 될 수 있다. 이 두 지역을 연결하는 것이 최근 시흥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수변생태관광벨트’ 프로젝트이다. 이는 시흥의 육지와 바다, 농업(농토)과 어업(갯벌) 그리고 생태와 관광을 연결하는 중심축이다. 이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외면당했던 시흥의 농업이 시정의 주요 아젠다가 되어야 한다. 농업농원 조성이 그 중에 하나이다.
시흥신문 시흥신문@sh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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