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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승합차로 교인들과 함께 서울 마포 쪽을 지나가는데 봉우리가 탱탱하게 피어나는 버드나무 순을 한 컷으로 올려놓고 ‘아직 꽃 피지는 않았지만 이제 곧 활짝 피어나리라는 것 믿지?’ 짧은 문구에서 봄을 기다리는 나의 마음에 그림처럼 남았다.
지난 2월 말경에 비 온 후 찬바람이 옷깃을 여며야 할 만큼 속살을 찾아 밀려 들어올 때 산책하려고 공원으로 나갔다. 추위를 이겨보려고 조금 더 힘내어 종종, 걸음을 걸었다. 걷다가 길가의 싸리나무가 앙상한 가지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가냘픈 가지에 작고 푸른 나뭇잎이 비비며 나오고 있었다. 아직 추운데 봄을 많이 기다렸나 보다. 이렇게 일찍 나오다가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면 얼 수 있는데 그런 생각을 못 하고 서둘러 나온 것 같아 걱정된다. 그런데 봄을 재촉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따뜻한 봄날의 희망을 꿈꾸는 작은 미소로 나의 차디찬 얼굴로 웃게 한다.
봄이 다 좋은 것만 아니다. 따뜻한 바람이 씨름하듯 밀려오고 만물이 살아나는 이 좋은 계절에 우울한 소식도 있다. 삶이 힘들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분들이 우울한 계절 겨울에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겨울에 적고 그 겨울을 견뎌낸 봄에 극단적인 선택이 많다. 고 한다. 통계상으로 3월과 5월에 극단적인 선택이 가장 많이 일어난다.
직장인들은 3월에 직장에서 변화를 맞이하는 시기다. 직무가 변화고 새로운 사람들과 일하게 되면 큰 부담이 된다. 직장에서 인정받던 성실한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점점 더 어려운 업무를 맡게 되는데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할 경우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런 분위기가 삶을 절망하게도 한다.
학생들도 3월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학교는 3월에 입학과 개학을 한다. 새로운 학기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때 연약한 학생들은 무섭다.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우는 사자와 같은 폭력적인 아이들에게 자신이 먹이, 감으로 던져지는 것은 아닐지 하는 생각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걱정 때문에 무서운 생각에 사로잡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게 된다.
그런 어려움도 피할 수 없는 세상이지만 ‘아직 꽃 피지는 않았지만 이제 곧 활짝 피어나리라는 것 믿지?’ 이 말은 아직 꽃이 피지 않았는데 찬바람이 불안하게 하지만 결국 온 세상이 연녹색의 가냘픈 나뭇잎들이 온통 나무들을 뒤덮을 것이다. 화려한 꽃들이 봄바람에 춤추며 즐거워할 것이다.
긴 겨울밤의 찬 서리는 서서히 물러가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그 찬 기운이 따뜻한 옷을 찾게 되지만 낮에 서늘한 바람 중에도 따가운, 햇살에 두터운, 옷을 벗어 던지고 싶어진다. 희망 가득한 봄이 밀려오고 있는 표이다. 2024년 봄은 유난히도 변화가 크다. COVID-19로 눌렸던 사회 모든, 기능들이 풀리면서 활력을 찾아가고 있다. 활력을 얻는 분위기 같지만, 사회 저변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수고하는 분들은 경제가 힘들다고 한숨 쉬는 분들이 있다. 정부와 의사들 사이에 의대 정원 확대로 강대 강으로 치닫고 있다. 치료받아야 한 환자들이 생명의 촌각을 다투며 불안해하고 있다. 언제쯤 끝날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정치권은 4월 8일 총선을 준비하는데 울고 웃는 아픔이 연일 계속된다. 정당에서 공천을 받으면 국회의원 모두 되는 것도 아닌데 공천을 받지 못한 분들은 크게 낙심하고 있다. 공천을 받았어도 선거에서 이긴다는 보장은 없지만 낙천된 사람을 생각해서 속으로 웃을 것 같다. 우리 사회 분위기를 아직 봄 같은 분위기가 보이지 않는다. 사회는 봄이 보이지 않지만, 자연은 봄이 어김없이 오고 있다.
‘아직 꽃 피지는 않았지만 이제 곧 활짝 피어나리라는 것 믿지?’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큰 소리로 ‘아멘’ 할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믿음으로 적극, 긍정하는 표현이다. 어두운 그늘도 있지만, 봄바람과 함께 반드시 꽃이 활짝 피어나리라. 우리의 생활도 사회도 그렇게 피어나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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