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지난해 말 지방의회 의원의 의정활동비 지급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전국 광역 및 기초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비’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행안부는 2003년 이후 동결된 ‘의정활동비’를 그간의 물가상승률(56.2%)의 50%를 반영해 광역의회(도‧시의원)는 현재 150만 원에서 200만 원 이내로, 기초의회(시‧군‧구의원)는 현재 110만 원에서 150만 원 이내로 현실화해 지방의원의 안정적인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유능한 인재의 지방의회 진출을 유도하도록 했다.
다만 ‘의정활동비’ 인상 폭은 광역‧기초단체가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구성, 회의를 거쳐 잠정 결정하고 이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 방안으로 공청회 또는 여론조사를 통한 결과를 반영해 ‘의정활동비’를 결정, 광역 및 기초의회에 통보해 광역‧기초의회에서 최종 확정하도록 했다.
어찌 보면 행정안정부는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의정활동비 인상’이라는 달콤한 사탕을 지방의원들에게 선심 쓰듯 추진하고, 최종 ‘인상폭’은 광역‧기초단체 및 지방의회가 떠안도록 해 모든 비난을 감수하게 만든 꼴이다.
여하간 그간의 과정이나 절차 등은 차치하고라도 전국 광역 및 기초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비’ 인상은 불가피한 현실이 되어버렸다,
시흥시도 법조계, 언론계, 교육계 및 사회단체, 지역 유관단체장 등 10명으로 구성된 「시흥시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제1차 회의에서 2024년~2026년 시흥시의회 의원 의정활동비를 146만 원으로 잠정 결정했고 지난 2월 23일 열린 이와 관련한 주민공청회 결과, ‘낮다(150만 원 이내)’는 의견이 71%, ‘적정하다(146만 원)’ 25%, ‘높다(142만 원 이내)’ 5%로 나타났다.
‘시흥시의회 의원 의정활동비 146만 원 이내에 대한 적정성’과 관련한 주민공청회에서는 찬‧반 토론이 진행됐는데 찬성 측 토론자인 최태근 한국공학대학교 연구교수는 ‘겸직이 허용되나 겸직 의원이 적고 현실적으로 어려움, 저극적인 의정활동을 위한 기본적인 환경 조성, 도내 인근 시군 대비 낮은 의정비에 대한 보전’ 등 인상 당위성을 주장했다.
반면 반대 측 토론자로 나선 석진균 능곡동 통장협의회 회장은 ‘좋지 않은 경제상황 속 인상 의문, 지방의원은 봉사하는 선출직, 의원 개개인 의정활동에 대한 객관적 평가 부족’ 등을 들어 인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시흥시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주민공청회를 통한 결과를 반영해 2024년~2026년 시흥시의회 의원 의정활동비를 150만 원 이내로 결정했고, 시 집행부가 이를 시의회에 통보하면 시흥시의회는 3월 중 열리는 제314회 임시회(3.18.~3.20.)에 관련 조례 일부 개정안(의원 발의)을 상정, 최종적인 인상액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방의원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월급 개념의 ‘월정수당’, 의정자료 수집 연구 등 활동에 쓰이는 비용을 전국 지방의회가 일률적으로 정액 지급하는 ‘의정활동비’, ‘여비’ 3종이다. 월정수당은 규정(공무원 급여 인상 수준)에 따라 인상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비해 의정활동비는 지난 20년간 동결되었다.
지방의원의 충실한 의정활동을 돕고 유능한 인재들이 지방의회에 진출할 수 있게 한다는 행안부의 ‘의정활동비’ 인상 취지는 일정 부분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의정활동비’ 인상과 관련해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 ‘의정활동비 사용 내역 공개’에 공감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뿐 아니라 겸업 금지, 의원 청렴도 및 주민 신뢰도 향상 요구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일부 지방의회 의원들의 일탈과 자질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도내 시군의회 상당수가 ‘의정활동비’를 11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셀프 인상’을 추진해 시민들의 눈길이 곱지만은 않다.
이번 ‘의정활동비’ 인상을 계기로 지방의원들 스스로가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역할과 책임감을 더욱더 무겁게 느끼고 ‘나는 밥값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자문하며 각자의 역량을 키워 발전된 의원상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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