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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날, 우리 선조들은 마을 주변의 우뚝 솟은 전망 좋은 산을 선택하여 그 정상부에 재단을 설치하고 주변에 깊은 구덩이를 파서 일정한 구역을 만들었다. 이렇게 산 정상부 8~9부 능선을 따라 돌린 원형의 도량을 전문용어로 환호(環濠)라고 부른다. 고고학의 연구 결과를 따를 때, 환호 내부에서 제사용 그릇이나 불탄 흔적이 발견되어 환호 안쪽의 공간에서의 의례 행위가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되며, 산 정상이라는 입지를 고려할 때 그곳에서의 의례는 하늘에 대한 제사 즉, 제천(祭天)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제사 목적의 환호 유적이 경기도 서남부지역의 청동기시대 유적에서 집중적으로 확인되듯이, 오늘날 성황제의 전통은 시흥과 안산에서 두드러짐을 볼수 있다. 또한 경기 지역권 안에 수원과 화성은 제의명을 도당굿으로 지칭되며 성황제와 같은 맥락의 전통굿이 보존되고 행해지고 있다. 이들 경기도 성황제와 도당굿 중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단연 2015년 12월 경기도무형문화재 제59호로 지정된 '시흥 군자봉 성황제'이다.
시흥 신문은 새해를 맞아 경기도무형문화재 제59호 시흥 군자봉성황제 예능보유자 고현희 당주를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고현희 4대 당주로 전통 굿 계승발전
고현희 당주는 “군자봉 성황제는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敬順王)[김부(金傅)라고도 함. ?~979]과 안씨 마마” 그리고 “안씨 부인의 어머니인 홍씨 부인을 성황신으로 여기고, 군자봉 정상의 느티나무 서낭을 신목(神木)으로 삼아 시흥시 군자동 구지정[일명 구준물] 일대의 평안과 안녕을 비는 마을 신앙 의례이다”고 말했다. 또한 군자봉성황제는 고려와 조선을 거쳐 일제강점기를 지나 현재까지도 당주무(굿을 주도하는 무당)의 가계 세습으로 활발히 전승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이 지역의 당주무 였던 1대 당주 곽명월과 그의 딸 김부전, 그리고 양자 박수복과 김부전의 딸 김순덕과 그의 딸인 지금의 고현희 당주로 이어진 4대 세습 무녀의 전승 계보가 뚜렷하다며 “이러한 역사적 계보를 인정받으며 마을 주민과 화합을 통해 군자봉성황제 전통굿을 지켜온 바, 2015년 11월 20일 시흥 군자봉 성황제는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59호로 지정되며 시흥의 1호 무형문화재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군자봉성황제의 전통굿을 주관하는 4대에 걸쳐 당주에게 전승된 기능을 인정받아 2021년 5월 20일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 59호 시흥군자봉성황제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 군자봉 성황제 당굿 학술대회 및 당굿 시연
고현희 당주는 지난달 26일 시흥문화원 문화원 다목적홀 에서 『군자봉 성황제의 당굿 학술대회 및 당굿 시연』에 관한 학술회의를 개최하였다.
김영기 시흥 문화원장은 축사를 통해 “시흥에도 민족의례 가 전통문화로 발굴, 보존되고 있다”며 “군자봉 성황제는 그 역사적 의미와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경기도 무형 문화재 제 59호로 지정되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성황제의 전통굿은 마을의 번영과 모든 안녕을 기원하는 의식이며 특이한 점은 군자봉 성황당 정상에서 산제를 지내고 구준물 마을에서 모셔진 당집에서 당굿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러한 전통을 우리 기억속 에서 사라지지 않고 후대에 계속 전승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1부 군자봉 성황제의 당굿 학술대회, 2부 당굿 시연으로 이어졌다.
신연우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사회를 맡아 진행되었으며 첫 번째 발표자 김헌선 경기대학교 교수의 “군자봉 산제와 당굿의 상관성”에 대해 성황제 산제와 당굿의 상관성을 근본적으로 검토하였으며, 군자봉 성황제의 무녀와 악사가 어떻게 실제적으로 기여하고, 독자적인 의미가 있는지를 규명하며, 당굿의 전통과 의미를 되새기고 실질적 구실을 살펴보았다.
이어 시지은 세종대학교 교수의 군자봉 성황제의 당굿에서 서낭대 와 당에 모셔진 영정화분 보존의 소중한 가치를 살펴보았다. 또한 변진섭 세명대학교 교수는 군자봉 성황제의 무악의 당굿 음악이 어떠한 구실을 하는지 알아보았으며, 악사 당주의 전통과 고유한 무속 가락이 어떠한 의이를 가지는지 고찰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보용 영상대학교 교수는 물질 문화가운데에서 가장 연구가 안 된 분야가 바로 당굿의 굿상과 굿상의 전물차림이라며, 전물에 대한 소박한 고찰을 통하여 앞으로 시흥군자봉 성황제의 미래를 위하여 당굿의 전물과 마지(맞이)를 연계하여 논의 하였다.
2부 당굿 시연은 고현희 당주와 그 제자들이 펼친 전통굿 시연은 경기대학교 김헌선 교수가 전통 굿의 의미와 내용을 마디마다 해설하는 가운데, 당집에 성황님 모셔들이기, 부정거리, 꽃반내리기, 안당불사, 대왕님 맞이, 신장거리, 대감거리, 성주맞이 창부거리, 성황뒷풀이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성황님 모시기(하당 안씨 마마 맞이)를 드린 후, 문밖의 부정굿 대왕님 당의 부정을 소멸하며 대왕님 좌정하도록 대왕님청배, 진적, 꽃반맞이(1대당주~4대 당주의 왕래 하는 당골이나 찾아온 분들게 쌀 점괘를 준다), 당불사(찾아온 분들의 모든 가중의 수명과 복을 빌어준다), 대왕님거리-장군님거리-별상거리-사슬세우기(대왕님이 당에 좌정하시고 감응을 받으신 후 그 뒤를 따르는 계급들을 순서대로 놀린다), 신장거리(오색기로 뽑아가며 찾아온 분들의 재수나 액운을 점쳐주는 굿거리), 벼슬대감-몸주대감-터깨비대감-걸립대감(집안의 명예와 재물을 주관하는 대감들의 재수를 가져 다 주는 굿거리), 조상말명거리(왕래하다 죽어진 무녀&악사&신기 있던 당골과 선대 당주의 조상말명들), 성주거리&창부거리, 성황풀이로 설명된다.
이날 공연은 당주 고현희와 그의 수제자인 이수자 정웅태ㆍ박용철님이 수고했으며, 무악 담당은 전악악사 당주인 강차욱의 피리를 중심으로 해금 김종환, 대금 양지석이 연주했으며 악기를 다루는 악사로는 정범수를 중심으로 허지희, 김유리가 맡아 진행되었다.
■ 시흥군자봉 성황제 연행팀
-당주(예능보유자) - 고현희
-이수자 - 정웅태, 박용철
-무악악사-강차욱, 김종환, 양지석, 정범수
-전수자 - 김유리, 박지혜, 한인숙, 이은경, 김재숙, 김영희, 이승원
-전수 장학생 - 허지희
인터뷰-시흥군자봉성황제 고현희 당주
“전통굿 그 시대 우리의 정신은 무엇인지 모두 함께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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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군자산 199m 산 정상 봉우리에서 천년의 역사를 같이한 성황 목 아래, 수많은 시대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경순대왕님을 성황신이며 주신으로 모시고 매년 음력 10월 3일에 날씨에 변동 없이 한해도 거름 없이 행해지는 전통 굿”이라고 고현희 당주는 군자봉성황제에 대해 정의를 내려 주었다.
고현희 당주는 “성황 굿은 고유의 오랜 전통식 샤머니즘의 신앙의식에 시작으로부터 4대(곽명월-김부전-김순덕-고현희)로 이어지는 모계(母系) 전승계보, 당주의 세습무 전승에 의해 전통굿 성황제의 연행의 원형을 깨지 않고 종합 예술적 기능을 갖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지난 2015년 경기도무형문화재 제59호)로 지정되었다”고 말했으며 “시흥시청, 향토사료실 김치성담당과 시흥시 문화원의 문화원장의 지속적이고 적극적 지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고 덧 붙였다.
고 당주는 “구준물 마을굿이 군자봉 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강릉 단오제와 같이 시흥시민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는 군자봉 성황제를 꾸준히 전통 굿으로 이어가도록 노력할 것”리하고 말했다
.특히 “도시화의 길목에서 잊혀 가는 전통 문화재를 올 곧게 보존, 전승하는 것이 우리 후손들이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된다며, 시민여러분이 함께 관심과 애정을 갖고 ‘변질되지 않는 우리 전통굿 그 시대 우리의 시대정신’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과 성원 해 달라”고 당부 하였으며 전통굿의 진정한 후진양성을 위한 교육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현희 당주는 시흥 군자봉 성황제 “국가무형문화재 제 98호 경기도당굿 이수자”로서 2018년 문화예술사 자격 취득하였다. 국가무형문화재 제 98호 경기도당굿 시흥지부장, 군자봉성황제 연구보존회 초대 비영리민간단체장 대표, 시흥문화원 이사, (사)국가무형문화재 경기도당굿 보존회 시흥지부장 역임하였으며 국가지정무형문화재 제98호 경기도당굿 기획행사, 정기 공연, 왕방산도당굿 공연예술제, 시흥시 연성문화재 시연행사, 충주남산예술굿, 경기도 민속예술제 제20회 출현, 용인 민속촌 부정굿 공연, 수원시 영동시장 거북산당 도당굿, 수원평동 벌말도당제, 수원 고색동 도당제, 부천 장말도당굿등 수많은 활동 경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군자봉성황제 연구보존회 부회장, 시흥군자봉성황제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어 군자봉성황제 당주로서 시흥의 전통굿 살리는데 투철한 사명감과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한 결과 한국문화원연합회, 시흥시장, 시흥문화원장 표창장 및 감사장을 다수 수상한 바 있다.
시흥군자봉성황제의 전통굿 지킴이로 살아가려 한다고 말하는 당주는 조용하면서 차분한 이미지에 풍기는 강한 의욕과 추진력에서 ‘시흥군자봉 성황제’에 대한 고현희 당주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오세환 osh63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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