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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걸까?(월요단상)박혜성 교수-숙명여자대학교 정책학박사
  • shnews
  • 승인 2023.11.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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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쌀쌀해진 날씨로 옷을 조금 두껍게 입었다가 머리가 다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리는 곤란함을 겪었다. 대체로 수능일에는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곤 했는데, 그 무엇도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느끼게 된 하루였다. 

지인을 만나 안부 인사를 나누다가 서로에게 관계된 선배의 야비한 행동을 확인하게 되었다.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표현처럼 오래지 않아 들통나버릴 행동과 거짓말들로 과연 그 사람 주변에는 남아나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정도가 꽤 심한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아닌게 아니라 같이 사업을 진행했던 모든 사람들이 등돌렸다는 얘기까지 들리는 상황이니, 눈앞의 작은 이익 앞에서 작아지고야 마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어찌할까….

센스와 배려있어 뵈는 첫 인상과는 달리 알아갈수록 실망스런 모습에 어느새 점점 멀어져가고 있을 즈음에 앞통수 쎄게 맞는 상황을 맞딱들이게 된 것이다. 짐작도 못했던 일이라 생각보다 데미지는 꽤 컸다. 이미 지나버린 일 이제 와서 따지고 드는 것도 우습고 사람이 이렇게 야비해 질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얼마간은 야속한 마음까지 스물스물 올라오더라. 

교훈이 되는 경험을 했다고 치부하고 말았지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라던 돌아가신 엄마의 말씀이 어쩜 토시하나 안틀리고 딱 들어 맞는 건지…. 
이러니 내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사람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겠다. 나이를 먹어가며 갖게 된 소망중의 하나가 괜찮은 사람으로 늙어가는 것이었는데…. 하마터면 탐욕에 눈 먼 사람과의 도모를 시도할 뻔 했다는 사실에 가슴을 쓸어 내리고야 말았다.

언젠가 “봉사를 지향하는 사람이에요? 이득을 지향하는 사람이에요?”라고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얘기는 듣고 싶어도 삶 전체가 봉사를 지향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사회에 조금의 공헌이라도 할 수 있는 삶이었으면 좋겠다라는 막연한 생각은 한다고 했더니…. 이득을 지향하더라도 이득에서 한 숟가락을 덜어내겠다는 마음가짐이면 괜찮은 삶이지 않겠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인간은 이기적인 것이 본능이라서 잠시 어떤 상황에 의해서 이타적일 수 있더라도 반드시 이기적인 인간으로 되돌아오고야 만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타적인 일부 사람들에 의해서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라고….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제시할 수는 없어도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결정들을 지향한다면 언젠가는 나도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모든 인간관계에 반드시 손해 보지 말아야 한다는 법칙이라도 있는가? 지금은 조금의 손해라고 느껴질지라도 돌고 돌아 어느 순간 그 손해로 인한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경험하게 될지도…. 혹여 그런 보상이 되돌아오지 않더라도 밥을 살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괜찮은 인생이라고…. 오죽하면 박사위에 밥사, 밥사위에 술사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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