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의회가 징계 처분 받은 시의원에 대해 의정비(의정활동비+월정수당)를 지급하지 않는 「시흥시의회 의원 의정활동비 등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1차 심사보류(제309회 임시회), 2차 수정가결(제310회 임시회)이라는 신중한 논의 끝에 통과시켜, 지난달 27일 공포 즉시 시행하게 되었다.
징계받은 지방의원에게 의정비 지급을 제한하는 조례개정은 전국의 광역‧기초의회가 자발적으로 발의하기보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가 크게 작용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
대부분의 지방의회가가 문제를 일으킨 지방의원에게 의정비 지급을 제한하는 조례를 제정, 시행하고 있었지만 징계 처분을 받게 되는 경우 의정비 지급에 별다른 제한 규정이 없어 징계 처분에 따른 효력이 미비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지방의회의원이 출석정지 등 징계를 받거나 비위행위 등으로 구속되면 의정비 지급을 제한하는 내용의 ‘지방의회의원 의정비 예산낭비 방지 방안’을 마련해 행정안전부와 243개 지방의회(광역 17, 기초 226)에 제도개선을 권고했었다.
국민권익위가 최근 8년간 제7기(2014.7.∼2018.6.)와 제8기(2018.7.∼2022.6.) 전국 지방의원 징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제7기에서 60명, 제8기에서는 2배 이상 증가한 131명의 지방의원이 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징계사유를 보면, ▲갑질 행위·성추행 등 성 비위(28명, 14.7%) ▲본인 사업체와 수의계약 등 영리 행위(20명, 10.5%) ▲음주·무면허 운전(16명, 8.4%) 등의 비위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었다.
징계유형으로는 ▲출석정지 97명(50.8%) ▲공개회의 경고 39명(20.4%) ▲공개회의 사과 31명(16.2%) ▲제명 24명(12.6%)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의 실태조사 결과, 지방의원이 출석정지 징계를 받으면 회의에 참석할 수 없는데도 의정비를 전액 지급받고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출석이 정지된 지방의원 97명에게 최근 8년간 총 2억 7,230만 원(1명당 평균 280만 원)의 의정비가 지급됐다는 것이다.
결국, 국민권익위는 지방의원이 출석정지 등 징계처분을 받거나 비위행위 등으로 구속되는 경우 의정비 지급을 제한하는 규정을 각 지자체 조례에 마련하도록 했다.
또 지방의원 출석정지 기간을 현행 30일 이내에서 90일까지 확대하는 등 지방의원 징계기준을 강화하도록 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시흥시의회도 이상훈 시의원이 「시흥시의회 의원 의정활동비 등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시흥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출석정지 징계시 의정활동비 및 월정수당의 2분의 1을 감액, 질서유지위반 행위로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또는 사과 징계를 받은 경우 의정활동비 및 월정수당의 2분의 1 감액하는 내용을 ‘의정비 전액 지급 제한’으로 강화했다.
시흥시의회의 의정비 지급 제한 개정조례안 시행은 어찌보면 국회보다 훨씬 더 청렴성이나 자정의식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입법기관인 국회는 구속된 국회의원에게 수당, 입법활동비 등의 지급을 제한하고 이미 지급된 경우 환수 조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발의한 「국회의원의 보좌직원과 수당 등에 관한 일부 개정법률안」을 아직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처리 안하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배임, 횡령,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국회의원들에게 범죄혐의가 소명되어 재판을 통해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을 때까지 길게는 1년여 가까이 세비를 지급한다는 것은 ‘범죄자(집단)에게 혈세를 기부하는 행위’와도 같다.
주민을 대표하는 선출직 의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청렴이다. 무엇보다도 시흥시의회에서는 「시흥시의회 의원 의정활동비 등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적용받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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