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월요단상> 여름박혜성-경기과학기술대학교 교수
  • shnews
  • 승인 2023.07.28 15:49
  • 댓글 0

전국적으로 집중호우 예보가 요란해 시골에 계신 아빠께 전화를 드렸더니 비는 무섭게 많이 와도 다행히 피해는 입지 않았다는 말에 안심을 했었다.

휴가도 다가오고 일정도 여유롭게 조율해 오랜만에 지인과의 만남을 가지고 있던 중 갑작스런 아빠의 전화를 받았다. 옆구리가 너무 아프다면서 말씀을 제대로 못하시는거다. 어지간히 아프지 않았으면 절대 전화를 하지 않았으리라는 것을 알기에 모든 일정을 뒤로 한 채 서둘러 시골로 아빠를 모시러 내려갔다.
시골집에서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시겠노라 하시더니 통증이 심해 결국 읍내 의료원 응급실로 향했던 모양이다. 의료원 응급실에서 혈액검사와 CT를 진행했는데 급성 담낭염이 의심된다고 한다. 염증만 다스려서는 해결될 상황이 아니고 최종적으로는 담낭을 떼어내는 수술을 해야 하는데 자녀분들이 있는 서울로 모실 건지를 묻는다.

의료원에서 진행한 진료기록, 혈액검사결과, CT결과, 진료의뢰서가 필요할거라면서 알아서 챙겨주신다. 시골집에 잠깐 들러 필요한 짊을 챙기고 급한 걸음을 서둘렀다. 모시고 올라오자마자 바로 입원할 수 있도록 동생이 조치를 취하고, 휴게소도 한번 못 들른 채 서둘러 응급실에 도착했다.
수술을 진행할 외과 의사선생님의 소견에 의하면 담낭이 너무 팽창해 있어서 옆구리로 관을 삽입해 담즙을 빼내고 항생제를 써서 어느 정도 염증 수치를 떨어뜨린 후에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란다. 다음 날 관 삽입 시술을 진행하고 주말 동안 염증 수치가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자고 하신다.

한편, 해당 병원에서는 통합병동 서비스라고 해서 보호자들의 바쁜 일상을 대신 할 간병 보호 서비스를 시행중이다. 자식들이 있는 서울에 올라왔다고 해서 상주해 아빠를 케어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가족들이 없어 통합 병동 서비스를 신청했다.

다음 날 저녁 간호사실에 잠깐 들러 아빠의 상태를 살피고 집에 왔는데, 저녁 늦게 병원에서 갑작스런 연락을 받았다. 급히 오느라 보청기를 챙기지 않아 간호사 선생님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서인지, 약기운에 정신이 없어 사리 분별이 어려워서인지 벨을 눌러 간호사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상황에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다가 연결해뒀던 줄들이 모조리 빠지고 난리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지난 7개월 전에 입원하셨을때만 해도 별문제없이 통합병동 서비스를 이용했었는데, 이제 정말 나이 들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한 순간이었다. 보호자의 상주가 필요하다는 연락에 서둘러 간단한 짊을 챙겨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서는 아직도 입원시 환자 및 보호자는 코로나검사를 받고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었는데, 야간근무 인력이 부족해서인지 진행은 또 왜 그리 더디던지…출입증을 받고서 병실에 도착해보니 이미 상황은 종료됐고, 아빠는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주무시고 계셨다.

수술 전 주말 내내 통증을 호소하여 진통제를 계속 투여해서인지 섬망 증세가 나타났다.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들이나 본인의 상황을 종종 헷갈려하고, 그런 자신을 이상스럽게 생각하시는 것도 같았다. 월요일 오전에 복강경으로 수술을 진행한 후 더 큰 통증을 호소할거라 예상했는데, 수술 후 통증은 수술 전 상황에 비하면 다행히 참을만하신 모양이다.

주치의 말씀이 수술 전 염증이 심해서 통증이 심했을 거라고 한다. 식사도 잘하시고 운동하는 것도 무리가 없다고 하여 걷기도 열심히 하신다. 다만 아직도 섬망 증상은 계속되어 걱정을 호소했더니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10명중에 3명은 이런 섬망 증상을 경험한다고 하고, 치료 후 일상으로 복귀하면 대부분 해소된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집안에 환자 하나 있으면 온 가족이 고생이라는 말은 겪은 바가 있어 모르는 바는 아니나 앞으로도 이런 일들이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에 마음이 심란해진다. 그 무섭다는 여름 손님도 아닌 여름 환자를 집에 두고 계획에도 없던 소꼬리를 끓이고 있다. 휴가 기간 전 일주일 동안 여유롭고자 했던 계획이 무의미해졌다는 투덜거림을 길게도 했다. 독자들의 건강한 여름을 기원한다.

shnews  j5900@chol.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shnews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