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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환 (사)시흥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회장. |
지난 3월 지방자치단체는 앞으로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중앙언론 보도가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세금으로 운영되는 자원봉사센터가 단체장 선거 운동에 이용되고, 공모 절차를 거쳤다고는 하지만 적지 않은 센터장 자리에 비전문가인 단체장 측근이 앉는 등 봉사센터의 비효율성과 잡음을 제거하기 위한 행안부의 정책 방향이었다.(23.3.15 한국일보)
행안부 관계자는 “지금도 자원봉사센터는 법인 또는 민간 위탁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국가 기관과 지자체도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탓에 전국의 광역, 기초단체 대부분 직접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센터는 전국에 246개가 있다. 법이 개정돼 지자체가 배제되면 민간 중심의 자원봉사 지원 체계가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자체의 직접 운영에 따른 문제는 적지 않았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조직을 운영하고 여론조사 조작에 동원된 혐의로 모 광역지자체 자원봉사센터 관련자들이 입건된 바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자체장의 측근이 센터장을 하다 보니 생기는 문제”라며 “대부분의 지자체가 센터장 자리에 자기 사람을 내정해놓고 센터장 공모에 나선다”고 전했다.(23.3.15 한국일보)
형식은 법인이지만 관이 직영하는 형태로 퇴직 공무원을 연이어 자원봉사 허브에 리더십(센터장)으로 채용하여 운영하는 것도 민간 고유의 활동 영역인 자원봉사 운동의 성격에 적합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부는 5년 단위로 수립하는 ‘자원봉사진흥 제4차 국가기본계획’에 ’자원봉사 가치 확장과 참여 확산, 연대와 화합으로 따뜻한 대한민국’이란 비전하에 3대 정책영역 14개 정책과제 및 33개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기본계획은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에 따라 5년 단위로 수립하는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자원봉사센터 운영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평가제가 다시 도입된다‘ 밝혔다. 다만 주의할 것은 2016년 폐지된 평가제가 상급기관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실적을 허위로 부풀리는 폐단이 있었다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지 않으면 안된다.
자원봉사 활동가로서 필자는 5년 전 이미 지방 자원봉사센터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본지 2018. 5. 3) 봉사 시간 실적제도가 채택된 후 민선(民選)시대에 지역 행사가 많아지면서 개인과 개인의 봉사 교류보다 일과성 행사에 다수가 참여하고 일괄적인 봉사실적을 채우는 성과중심 혹은 과시용 활동이 범람함으로 봉사 정신의 본질을 다소 오염시키는 폐단이 다시 재현될까 우려스럽다.
시흥시가 지원봉사센터를 관(官)주도형 직영체제로 전환하면서 자원봉사가 각 지역 축제나 캠페인성 행사에 집단 참여로 실적 쌓기를 경쟁화함으로서 봉사의 총량은 증가한 반면에 봉사의 품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했고. 동사무소 중심의 동(洞)자원봉사 활동 또한 내실화보다는 성과 중심의 계량(計量)에 치우쳐 결국 폐지되었는데, 최근 다시 동센터와 유사한 조직인 ’동자원봉사지원단‘을 시 센터가 주도하여 조직하는 것은 자발적 민간조직의 특성에 맞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 우려도 없지 않다.
필자가 소속된 순수민간 단체인 (사)시흥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가 20여년 각 동에 자생적 자원봉사활동 조직인 ’동(洞)자원봉사협의회‘가 있었음에도 센터가 7년 전 관(官)직영으로 전환하면서 동자원봉사 조직을 새로 만들면서 일체의 협의나 협력 통합의 의사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원봉사 조직을 재조직하여 봉사자 간의 위화감이나 자원봉사 활동가의 분열과 혼란을 일으켰던 부작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자원봉사는 복지 영역에서 재화(財貨)로 충당할 수 없는 부분을 헌신(獻身)으로 채워나가는 복지 활동의 다름 아니다. 따라서 지역 자원봉사 단체나 봉사자들이 개인의 봉사활동은 물론, 청소년 자원봉사 인성 교육을 위해서라도 자원봉사는 행사 참여가 아니라 그늘진 이웃, 지친 이웃을 향해 직접적이고 인격적인 돌봄이 봉사의 출발점인 것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1997년 창립된 순수 민간 자원봉사 단체인 (사)시흥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약칭 시자협)는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의 대합실 역할을 자임해왔다, 특히 창립 직후 시흥시종합자원봉사센터를 수탁하여 지역 자원봉사 운동의 행정지원 시스템 구축과 자원봉사 네트워크의 기초를 만들어 20년 가까이 민간 자원봉사 운동의 허브 역할을 수행해 왔었다. 차제에 지자체도 행안부의 자원봉사 정책 방향을 잘 해석하여 민간 중심의 센터운영을 회복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지역 자원봉사센터 운영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창립 27년을 맞은 시자협은 언제나 시민이 공감하는 따뜻한 자원봉사 운동의 주체가 되고,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사랑의 자원봉사를 다시 회복하며, 전문성을 갖춘 적극적 자원봉사 운동을 펼치고, 자원봉사자와 각 단체가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는 협력의 자원봉사 공동체를 이루고자 결의하고 실천할 것이다.
자원봉사는 그야말로 양지를 지향하되 음지에서 따뜻한 빛이 되어 꽃을 피우는 생명운동이다. 또한 복지와 봉사는 그야말로 뗄 수 없는 관계다. 이에 자원봉사자나 각 활동 단체들은 봉사의 따뜻한 심장이 제대로 뛰도록 좀 더 고민하고 참여하여, 보여주기에서 함께 즐기며 나누며 다정한 자원봉사 시대를 시민과 함께 열어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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