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의회 의원들의 ‘시정질문’에 대한 시 집행부의 답변서가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시흥시의회 송미희 의장은 20일 열린 제308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의사일정 중 ‘시정질문의 건’(일괄답변 및 일문일답)과 관련해 “무성의하고 부실한 시 집행부의 답변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송미희 의장은 김찬심 의원이 발의한 「관계공무원 출석요구 변경의 건」을 상정하고 ‘시정질문’ 답변과 관련한 관계 공무원 출석 요구 일자를 6월 30일로 변경하는 것으로 원안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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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호 시의원이 집행부의 불성실한 ‘시정질문’ 답변 태도와 관련해 「5분 발언」을 하고 있다. |
박춘호 의원은 “지난 16일 집행부로부터 건네받은 제308회 시흥시의회 제1차 정례회 ‘시정질문’ 답변서를 보곤 「동문서답(東問西答)」이라는 사자성어 생각났다. 본 의원은 ‘정왕동 지구단위 재정비에 대한 시흥시에 입장에 대하여’라는 시정질문 속에서 ｢시흥시 정왕지구 지구단위 계획 수립용역｣의 추진 결과물의 활용사항과 2년이나 지난 본 용역물을 향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의했고 시장님은 ‘향후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추진이 상당히 지연될 경우 바로 활용하고, 특별법이 정상 추진돼 결정될 경우에는 용역 결과물을 수정·보완해 활용할 수 있다’는 의례적인 답변과 온갖 보고서와 신문기사 헤드라인을 짜깁기하여 답변자료로 제출했다”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또 다른 의원께서 「옥구상가 일원 주차장 문제 해결」 질의에 대한 답변 역시 ‘그 원인을 파악하고, 우선 해결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 순차적으로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는데, 의원들이 받은 것이 진정 시장님이 검토한 ‘시정질문’의 답변서가 맞는지, 아니면 집행부의 일기장인지 의문이다. 시장께서는 막연하고 모호한 다짐에 불과한 이 답변서를 보고 시의원들이 제기한 의문이 어디까지 해결되었다고 생각이 드시냐”며 “시의원들은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지나가며 ‘시정질문’을 하는 것이 아닌 시가 제대로 해내고 있지 못한 부분들, 시민분들로부터 많은 민원을 제기 받은 수많은 안건 중 의원 나름대로 고민을 거쳐 선별하고 정제하여 공개적으로 묻고 답변을 받고자 제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춘호 의원은 “시장님께서는 지금 제출된 답변서가 시의원들의 ‘시정질문’에 충분한 답변을 주실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이 답변서가 시의원들에게 도달되어도 충분한 내용이라고 생각이 들어 배부하신 것이 맞는지, 제대로 검토를 한 것이냐”며 “설마 각 부서에서 회신하는 민원답변서도 이정도 수준에서 작성되는 것이냐. ‘시정질문’은 지방의회의 고유권한이며 의원들이 집행부에 질의하거나 발언을 하는 것은 시흥시민들에게 받은 권한을 최선을 다해 행하는 행사이나 제9대 시흥시의회가 개원된 후, 본 의원이 ‘시정질문’과 「5분 발언」을 하면서 또 그 답을 받고 들으면서 느낀 점은 이 모든 것이 그냥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통과행사가 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집행부에서는 그저 대충 답변하고 넘어가면 또 지나갈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이후 행정이나 정책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 소모적이고 비건설적인 질의응답이 지속되고 있다. 시정질문은 단순히 답변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시의 현 정책과 사업의 추진여부를 점검하고 시민들에게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드려 추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현장에서 발로 뛰는 공직자 여러분의 노고를 본 의원은 충분히 인지하고 이해하고 있지만, 정례회 기간 진행되는 ‘시정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 또한 중요한 업무임을 간과해서는 안 되고 ‘시정질문’을 통해 제기된 내용에 대해 시장님의 결단과 집행부 공직자들의 긍정적인 검토 및 대안 제시를 기대한다”며 「5분 발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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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솜미희 의장이 무성의하고 부실한 시 집행부의 '시정질문' 답변서 제출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있다. |
송미희 의장은 의원들의 「5분 발언」 이후 “주민의 대표인 의원이 지역 주민 의견을 수렴하여 집행기관 입장과 답변을 듣는 ‘시정질문’에 대한 집행기관 답변은 시민들에게 무게감과 중요도가 매우 크다”라며 “그러나, 이번에 제출된 ‘시정질문’ 답변서는 의원님들의 질문 취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사전에 시의회와 충분한 교감이 없는 무성의하고 부실한 답변서가 제출되었기에 오늘 예정되어 있던 ‘시정질문’ 답변은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깊은 유감을 표하는 동시에 집행기관에 의원님들의 시정질문 요지를 명확히 파악하여, ‘시정질문’ 기본 목적에 충실한 답변서 제출을 당부했다.
한편 임병택 시장은 전날(19일) 오후 송미희 의장의 ‘시정질문’ 답변서 미상정 기류를 인지한 뒤 “시장을 상대로 하는 시의회의 ‘시정질문’은 민의를 대변하는 것으로 서면이든 ‘일문일답’이든 성실하게 답변하고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이번 본회의 ‘시정질문’에 대해 사전설명을 하지 않는 등 시의회와 소통의 노력을 다하지 않은 담당부서는 책임을 느끼셔야 한다”며 부서장들의 각별한 경각심을 당부함과 동시에 오늘 「5분 발언」을 시작으로 ‘시정질문’ 등을 시장이 직접 챙기고 검토하는 시간을 정례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연 기자 shnew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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