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시흥시 대야‧계수‧은행‧안현동 일원 201만772㎡에 주택 13,192호‧계획인구 33,480인의 보금자리주택사업으로 조성 중인 ‘은계지구’는 2009년 사업에 착수해 올해 말 최종 준공(4단계)을 앞두고 있다. ‘은계지구’는 기존 시가지와 소통할 수 있는 도로망 및 「서해선」 ‘대야역’과 연계하여 대중교통 활성화를 도모하고 계수저수지, 하천, 녹지를 활용하여 문화복합커뮤니티 공간 조성 및 생태전원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이러한 ‘은계지구’에 어느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상수도관 부실시공’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지 5년 2개월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사업 시행자인 LH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있다. 조금 있으면 준공 시점이 도래하니 서둘러 ‘은계지구’ 준공하고 시흥시와 시설물 인수인계까지 마치고 떠나면 그만이라는 심보처럼 보인다.
국토교통부의 개발계획에 따라 LH가 시행하는 대부분의 택지개발사업은 국책사업이라는 거대한 명분을 앞세우며 사업대상지인 해당 지자체의 의견을 패싱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해당 지자체와 협의한다고 하지만 해당 지자체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지구계획변경 등에 이견을 달아도 수용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택지개발사업에 있어 사업 승인권자인 국토교통부와 사업 시행자인 LH는 사업대상 지역 지자체에게 있어 영원한 ‘갑’이다.
이러한 LH의 행태를 보다 못한 시흥시의회가 지난 2월 「LH 도시조성‧공공주택사업 개선 촉구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종합적인 점검에 나섰다.
시흥시의회 안돈의 도시환경위원장을 특위 위원장으로 한 ‘LH 특위’는 윤석경 부위원장을 비롯해 김찬심‧이건섭‧한지숙 의원 등 5명의 위원으로 구성해 실무 회의 및 현장방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시흥시의회 특위 활동 결과는 권고사항이지 강제성이 없다.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사법적, 행정적 제재도 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은계지구 상수도관 이물질 발생’과 관련해 ‘은계지구’ 개발사업 시행사로서 LH가 1차 책임을 져야 하지만 그저 ‘시늉’만 하며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LH는 상수도관 민원 발생 이후 2020년 4월, 10월 2회에 걸쳐 상수관로 내시경 조사를 통해 관로피복 관리에 따른 세척 및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시공사인 K건설사업(주)는 지급자재의 원칙적 결함으로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고, 지급자재업체인 ㈜K스틸은 하자기간(1년)이 지났고 제조결함 단정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LH는 시공사와 지급자재업체를 상대로 ‘내시경 촬영비 및 상수관로 조치비용에 수반되는 비용’ 등 상수관로 하자 관련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지급자재업체 무대응으로 계류되어 법원에 감정평가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흥시의회 ‘LH 특위’는 현재까지 은계지구 내 상수도 배수관 13개 지점에서 배수관의 내부코팅제(폴리에틸렌)의 박리, 벗겨짐이 확인되었고 이러한 문제의 최초 발생 이후 5년이 넘도록 지금까지 개선이 되고 있지 않다. LH와 시흥시는 원인도, 해결방법도 알고 있음에도 임시방편으로 여과장치만 달고 있을 뿐 근본적인 원인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LH는 지난해 4월 완료된 수질분석 연구용역 결과, 필터이물질 성분은 열교환기 고무패킹 자재 및 상수도관 내부 코팅제로로 열교환기 주기적 청소 및 수용가에 정밀여과장치 설치를 제안했다. 시흥시도 지난해 7월 한국상수도협회 기술지원을 받아 LH와 협의해 단기 대책으로 정밀여과장치 설치, 장기 대책으로는 은계지구 전 구간 상수관로 진단 및 개선방안 용역을 이달 중 착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상수도관 내부코팅제 벗겨짐으로 강관이 부식되면 철, 납, 구리 등의 금속이온이 물에 농축될 수 있고 이는 수돗물의 품질을 떨어트리고 인체에 다양한 건강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은계지구 상수도관 이물질 발생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명쾌한 방안은 관로 교체라는 것을 LH나 시흥시, 주민들 모두가 알고 있다. 불신이 가득한 ‘은계지구 상수도관 이물질 발생 사태’에 대해 LH가 어떠한 대안을 마련할지, 그 과정에서 시흥시는 무엇을 하는지 모두가 주시해 합당한 결과물을 이끌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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