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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을 왜 잔인한 달이라고 했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잔인하게 영롱하고 잔인하게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말이나 글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오히려 잔인하게 느껴졌을지도…
새롭게 돋아나는 연두 빛 새순의 풋풋함, 내리쬐는 햇살에 반짝이는 봄 꽃의 영롱함, 피었다가 바로 져버리는 성급함까지도 어쩌면 젊음의 모습과 너무 판박이라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얼마 전 친구랑 장례식장을 가다가 지천이 연두 빛 새순으로 뒤덮인 길을 지나고 있었다. 저런 이름 없는 나무조차도 어리고 연한게 예쁘기만 한데 젊고 어린 사람들이 왜 예쁜지 알 것 같지 않냐고… 우리도 그랬지만 그들은 그 시절의 자신들이 얼마나 예쁘고 빛나는 사람들인지 모르는 것 같다고… 젊음이 곧 축복이고 젊음이 곧 희망이라는 것을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르는게 인지상정인 모양이라고… 가만히 있는 그 자체로도 예쁜데 그 시절에는 또 무언가를 해서 더 예뻐보이려고 애쓴다고… 그런데 그런 모습조차도 예뻐 보이지 않냐고… 그러면서 자각한 우리의 현실 “아 우리 정말 나이 먹었구나!”
카페에서 미팅을 하다가 앞머리에 롤을 말고 무언가에 열심인 젊은 여대생을 본의 아니게 지켜보게 되었다. 동석했던 멤버들이 제 각각 던지는 한 마디, 저 롤은 도대체 언제 푸는 걸까? 사람 많은 지하철에서도, 북적거리는 카페에서도, 수업 중 강의실에서도… 절대 그 롤은 풀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그 롤은 한 사람만을 위한 롤이라고 한다. 한 사람 앞에서만 예뻐 보이면 된다는 그녀에게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그저 오징어일 뿐인 것이다. 한 사람을 위한 마음에 따른 행동이 그저 귀여울 따름이다. 기성세대라면 남의 시선 신경 쓰느라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행동들을 아무렇지 않게 당당한 모습이 그저 귀여울 따름이다.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SNS플랫폼과 신기술에 대한 적응이 빠르며 디지털 활용에 능숙한 세대들이 흔히들 말하는 MZ세대라고 한다. MZ세대는 새로운 트랜드를 빨리 받아들이고,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며, SNS를 기반으로 유통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소비주체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 소유보다는 공유,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을 가지며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메시지를 담은 물건을 구매하므로써, 자신의 신념을 표출한다고 한다. 또한, 미래보다는 현재를, 가격 보다는 취향을 중시하는 FLEX 문화가 주도적이며, 명품 소비가 익숙하다고 한다(https://www.gentle han.com/213).
세대별 갈등은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기성세대들은 MZ세대를 일컬어 결핍을 모르는 세대, 워라벨이 중요한 세대, 칼 퇴근이 당연하고 상사의 눈치 따위를 보지 않는 세대, 미래에 대한 준비가 없는 세대 등등 곱지 않은 시선으로 평가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러나 그들도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현실과 타협해야 하는 순간이 오고, 등에 짊어지게 될 짐의 무게가 무거워 지는 순간이 오지 않겠는가? 그들 또한 다음 세대와의 갈등에 한숨 쉬게 되는 순간이 올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또한, 젊음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것을 그들 또한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지 않겠는가.
살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한 가지가 있다 “옛 말 틀린거 하나 없더라”. 젊었을 때는 귀에 들어오지 않던 어른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하물며 고사성어조차도 살다보니 틀린 말이 하나 없더라는 얘기다. 그때로 다시 되돌아간다면? 아마 지금의 청춘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야만 느껴지는게 있고, 경험을 해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으므로… 살아보니 필요 없는 경험들은 하나도 없었다라는 말처럼 일정 시간과 경험들이 쌓여 비로소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아가게 되는게 아닐까 싶다. 이에 앞으로 살아낼 그들의 인생과 반드시 사라져 갈 청춘을 위해 응원을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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