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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 해를 보내고 2022년 새해를 맞이하는 송구영신의 밤과 함께 새해 첫날 아침 조용히 은혜를 구하며 기도했던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또, 다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연말은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성탄절을 함께 맞이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마음이 설렌다.
필자는 어머님께서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교회를 다니셨기 때문에 운명처럼 교회 주변에서 교회 문화가 내 생활의 중요한 부분으로 성장하였다. 필자뿐 아니라 나와 비슷한 시기에 성장한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과 씨름하며 살았다. 6.25 남북 전쟁이 끝나고 아직도 총탄의 흔적이 있는 아픔의 그늘에서 가난에 시달리며 먹고 싶은 것이 많지만 먹지 못하고 배를 움켜쥐고 어둠이 당연한 것처럼 살아왔다. 그래서 경직되고 엄하며 무거운 생활들이 일상이었다. 혹여 학교에서 선생님께서 교무실로 오라고 부르시면 매 맞고 혼날 생각에 불안하였다. 집에서도 요즘 젊은 사람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답답한 문화생활이었다. 텔레비전은 말할 것도 없고 변변한 라디오 있는 집도 거의 없었다. 마을 이장님 댁에 있는 라디오를 선으로 연결한 스피커를 통하여 방송국이 몇 개 있었는지 모르지만, 이장님께서 틀어주는 방송을 듣는 것이 전부였으니 한바탕 소탕하게 웃어볼 경우도 거의 없었다.
그런 문화 속에 교회는 나에게 항상 친근하고 재미있는 곳이었다. 학교 노래와 달리 교회 노래는 신나고 재미있었다. 교회 선생님들의 구수한 성경 동화 이야기는 긴장하기도 하며 웃기도 했다. 교회 중심으로 활동한 성탄절은 낭만적인 추억들이 머리에 가득하다. 어린 시절에 성탄절은 한 달 전부터 거리마다 성탄 캐럴 소리가 흥겨웠다. 교회에서는 매일같이 성탄절 발표회를 위한 연극과 노래를 준비했다. 성탄절 이브에는 발표회를 마친 후 선물 교환 프로그램이 상당한 기대와 웃음으로 함께 즐겁게 지냈다. 그때 가난했던 시절이라, 제일 좋은 선물은 만년필이었다. 어떤 선물은 매우 크게 포장된 박스를 수십 번 포장한 포장지를 뜯고 열어 보면 타다 남은 연탄재나 호떡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화내지 않고, 오히려 그로 인해 한바탕 크게 깔깔 웃던 모습들이 아련히 떠오른다. 선물의 내용물은 시원찮은데 벌칙은 너무 무거워 인상을 찌푸리며 웃던 모습을 생각만 해소 미소가 절로 나온다. 선물 교환 순서가 끝나면, 대개 새벽 2시쯤 된다. 여러 성탄 찬양팀을 나누어 교인 가정들을 방문하여 예수님 탄생을 알리기 위하여 '새벽 성탄 송'을 출발한다. 미리 만들어 놓은 등을 들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전하는 새벽의 성탄절 노래가 고요한 새벽 시간에 세상을 향해 울려 퍼진다. 당시에는 새벽에 성탄 노래를 불러도 시끄럽다고 짜증 내거나 신고하는 경우가 없었다. 도리어 교회를 다니지 않아도 선물을 준비해 놓고 우리 집도 와서 성탄 노래를 불러달라고 부탁하는 분들도 있었다. 성도의 집을 일일이 방문하는 중에 경찰서와 병원, 소방서 등 국가기관, 공장과 회사 문 앞에서 기도하면 모두 그 깊은 새벽에 반갑게 맞아 주셨던 기억이 참 좋다. 새벽 성탄 찬양 마지막 집에서는 늘 풍성한 잔치상으로 떡국을 준비하신다. 밤새고 먹는 새벽 고깃국으로 끓인 떡국은 꿀맛이었다. 몇 그릇씩 먹어도 착하다며 넉넉히 주셔서 먹는 행복이 컸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소박하고 인정 넘쳤던 웃음들이 사라지고, 홀로 이기적인 성탄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교회에서도 너무 재미있게 즐기다 보면 정작 성탄절이 누구 생일인지는 새카맣게 잊어버리고 웃고 즐기기만 한 것 같다. 교회 밖에서는 예수님의 가르치심과는 상관없이 상술에 돈벌이만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한때 미국에서조차 Merry Christmas는 너무 종교적이라고 사용하고 Happy Holiday라고 하자는 결정을 하는 어이없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성탄절의 주인공은 사랑으로 우리를 찾아오신 아기 예수님이시다. 그 예수님을 생각하며 사랑하는 마음을 일깨워 우리 주변에 외롭고 힘든 분들에게 예수님 사랑으로 전하는 의미 있는 아기 예수님이 주인공인 성탄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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