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밝힌 행정구역·선거제도 개편의 화두가 정치권의 핵심 의제로 떠오른 가운데 최근 성남시와 하남시가 통합을 선언, 전국적으로 행정구역 통합 논의가 달아오르고 있다.
행정구역 통합 대명제는 ‘저비용 고효율 행정구조’, ‘지역감정, 지역이기주의 해소 공헌’, 그리고 ‘지역 균형발전’이라고 학계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즉, 지역 간 교통통신의 발달로 상대적으로 거리가 좁아진 상황에서 현 4단계 행정체제는 옥상옥 구조를 만들면서 원활한 행정효율을 저해하고 있으며 강이나 하구를 사이에 두고 갈라진 민심이나 기피 사회기반시설 설치를 놓고 다투는 지역이기주의 등의 해소, 그리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광범위한 지방자치 시행 등이 행정구역 개편의 합목적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안산시 박주원시장이 특정 지방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시흥시와의 통합추진 의사를 밝혔다.
안산시 박주원시장은 지난 20일자 지방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행정구역 통합으로 안산과 시흥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감으로써 수도권 중심부이면서 서해안을 끼고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통해 아시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원 안산시장은 또한 지난 1월 발표된 경기개발연구원 조사결과를 제시하며 주민여론조사에서도 타 지역에 비해 긍정적인 부분이 많아 향후 행정구역 통합을 위한 주민의견을 수렴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시흥시로서는 ‘아닌 밤중의 홍두깨’처럼 참으로 황당하고 당혹스러운 발언이었다.
김윤식시장은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행정구역 통합은 지역 및 정서적 배경이 동일한 지역을 대상으로 사전 폭 넓은 시민의견 수렴 및 의회와의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통합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야한다. 그러나 시흥시에서는 아직 행정구역 통합에 대한 일체의 여론수렴이나 논의가 없는 상태에서 안산시가 시흥시와의 정상적인 업무협의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언론 플레이하는 식의 행태는 옛 시흥군의 전통과 명성을 유지하며 ‘종가 집 시흥시’의 자긍심을 갖고 있는 시흥시 및 시흥시민을 무시한 처사로 현재로서는 안산시와 통합에 대한 논의계획조차 없다.”라며 박주원 안산시장의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현행 230개 시·군·구 기초자치단체를 60∼70개로 통폐합하는 행정구역 개편 방안은 여야 간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행정구역 개편에 대한 법률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고 근본적으로 행정구역 통폐합은 강제하는 게 아니라 올해 근거법을 만들어 놓고 자발적으로 시행하는 자치단체에 재정 혜택 등을 준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현재와 같은 ‘고비용 저효율’ 행정구역 체제를 지자체간 통폐합을 통해 지역 균형발전과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여기에 최우선돼야 할 것은 시민의사이고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지자체간의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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