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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저마다 투표율을 올려 자신들이 당선되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역대 최고는 아니지만 77.1%라는 비교적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투표율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있었지만 그 영역에서 빠진 곳도 있다. 그곳은 50인이하 사업장이 98% 밀집해있는 시화공단이다. 대선기간중 이곳을 찾은 후보들은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 이외에는 없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매우 짧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시화공단노동자들에게 대선후보는 그림의 떡이었다.
관심영역에서 벗어나 있었던 시화공단 노동자들의 투표율은 그렇지 않은 곳보다 낮다. 전국투표율이 77.1%이고, 경기도의 투표율이 76.7%였지만 시화공단노동자들이 많이 모여살고 있는 정왕동의 투표율은 그보다 10% 이상 낮다. 그중 원룸단지가 모여있어서, 외국인노동자들과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이 많이 모여사는 정왕본동의 투표율은 56.7%로 전국평균은 물론 경기도 평균투표율보다 20% 가량 낮다. 아파트단지와 원룸단지가 섞여있는 정왕1동의 투표율은 정왕본동보다 높지만 61.8%에 불과하다. 배곧과 가깝고, 아파트단지가 밀집해있는 정왕4동만 경기도 평균치 수준의 투표를 했지만 정왕1동~3동의 투표율은 모두 70% 아래다. 그 결과 정왕동 전체 평균투표율은 66.4%로 전국평균보다 10%정도 밑돈다.
정왕본동의 투표율은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 특히 보궐선거시 더 낮아서 전국 최저를 기록할 때가 많다.
정왕동 일대의 투표율이 낮은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이들 노동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지 못했고, 그래서 투표율이 낮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 다른 곳보다 많게는 20% 이상 낮은 투표율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보다 설득력있는 설명이 있다. 그것은, 낮은 투표율은 중소영세사업장의 특성상 투표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왕동 일대에 살고있는 주민들의 상당부분은 노동자들이고, 그들 대부분은 시화공단에서 일하고 있는데, 시화공단의 영세성이 노동자들의 투표장행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시화공단 입주업체의 98% 이상이 50인 이하 영세사업장이고, 그중 68%정도는 10인 이하 사업장인데, 이들 사업장의 경우 원하청사슬고리의 맨 밑부분에 위치해 있어서 생산량을 자율적으로 조정하기 어렵다. 그 결과 원청에서 물량을 받으면 그것을 그곳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납품해야 하기 때문에 선거시 노동자들에게 투표시간을 보장해 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 설명에 대체적으로 동의한다. 왜냐하면 지금껏 시화공단노동자들이 투표날에 출근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대선, 총선, 지선은 법적으로 공휴일이기 때문에 투표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은 공장에 갈 수 밖에 없다. 사업장이 영세하여 노동자수를 최소화한 조건에서, 원청의 물량은 제때에 공급해야 하니 공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출근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법적으로 쉬는 날이 아닌 보궐 선거 때는 오후 8시까지 선거시간을 연장해도 연장근로가 그전에 끝나지 않기 때문에 투표장으로 나올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필자는 중소영세사업장에게 투표권을!이란 제목의 칼럼을 쓴다.
중소영세사업장의 현실적 사정은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노동자들의 미래와 관계되는 선거에서, 거기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들 노동자들의 더 좋은 삶을 공약하는 후보가 있을 것이고, 그들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그 후보에게 투표할 권리가 있는데, 사업장 사정으로 그들의 투표권을 사실상 박탈하는 행위는 이제 없어져야 한다.
시흥시가 그들 사업장을 좌지우지할 권한은 없지만, 선관위와 함께 다가올 지선에서 중소영세사업장노동자들이 선거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해줄 것을 기대한다.
shnews j5900@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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