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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 아이가 두 돌이 막 지났는데 말도 제법 잘하고 야무진 모습이 보인다. 바르게 성장하면 복 있는 사람이 될 것 같은 기대가 생긴다. 그 손녀가 너무 예뻐서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래서 손을 잡으려고 손을 내밀면 손녀는 고개를 돌리고 힘을 다하여 나에게서 벗어난다. 그리고 바빠서 불편해하는 엄마에게 달라붙어 엄마를 귀찮게 한다. 왜 그렇게 엄마에게 붙어서 엄마를 귀찮게 할까? 이 할아버지는 왜 불편해할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엄마 젖을 뗐기 때문에 젖을 먹지도 않을 텐데 그렇게 엄마가 안 보이면 못 견뎌한다. 엄마가 안 보이면 힘들어하는 현상을 오래전에는 원초적인 배고픔을 해결해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해리 할로우(Harry Frederick Harlow 1905년 10월 31일 ? 1981년 12월 6일)는 원숭이 실험을 하던 중 알게 되었다. 어미와 격리된 아기 원숭이가 바닥을 덮은 천 수건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을 보고 의문점을 가지게 되었다. 왜 수건에서 그렇게 떨어지지 않으려 할까? 그래서 실험을 하게 되었다. 아기 원숭이와 어미를 격리시키고 가슴에 우유병을 달고 있는 철사 어미 인형과 젖은 없지만 부드럽고 폭신한 헝겊으로 만든 어미 인형을 같은 공간에 놓아두었다. 그리고 예측하기를 아기 원숭이는 배고픔을 해결해 주는 젖병이 있는 철사 인형 가까이서 젖을 먹고 거기에 붙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기존 이론과는 달랐다. 아기 원숭이는 헝겊 어미 인형에게 애착을 갖고 많은 시간을 함께하였다. 그러다가 이따금씩 배가 고플 때만 철사에 달린 우유를 먹으러 철사 인형을 찾아갔다. 원숭이에게 겁을 주거나 공포를 주면, 헝겊 어미 인형에게 달라붙어서 심리적으로 안정될 때까지 편안하게 숨어 있다가 안정이 되면 밖으로 나왔다. 이 아기 원숭이 실험에서 엄마의 역할은 단지 젖을 주어 배고픔을 해결하여 주기 때문에 좋은 것이 아니라 부드러움이 더 좋았다. 아기 원숭이에게 먹을 젖이 필요하지만 더 필요한 것은 엄마 품의 부드러운 접촉을 통해서 친밀감, 안정감, 사랑의 감정이 배고픔을 해결해 주는 것보다 더 우선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해리 할로우의 이 실험을 통하여 사람에게 배고플 때 먹을 것이 필요하고 생활하는데 돈이 없어서는 안 되지만 그보다 사람을 편안하고 안정감 있게 해 주는 것은 부드럽고 따뜻한 사랑임을 알게 한다. 요즘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면 기성세대가 성장할 때와 비교해서 풍족한 누림이 있다. 필자가 초등학교 다닐 때 가끔 학교에서 옥수수빵을 나누어 주었다. 지금 그렇게 좋아할 것 같지 않은 빵이지만 그때 환상적으로 맛있는 빵이었다. 혼자 먹기가 미안해서 손으로 조금씩 아껴 뜯어 먹고 1/3 정도 남겨서 엄마에게 드린 적이 있었다. 엄마는 ‘너 나 먹어!’ 말씀하셨지만 그 빵조각으로 흐뭇해 하신 것으로 기억된다. 그렇게 성장한 것에 비교하면 요즘 아이들의 상상할 수 없이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그렇게 풍족한 것과 달리 요즘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이나 행복지수가 우리 자랄 때보다 아쉬운 것 같다. 그 원인 중에 한 가지는 엄마의 따뜻한 스킨십이 그때가 훨씬 넉넉했다는 것이다. 필자는 막내여서 일곱 살까지 엄마 젖을 빤 것으로 기억이 된다. 내가 엄마 젖을 가까이하면 주변에서 저렇게 큰 아이가 젖을 빤다고 흉을 보면 엄마 뒤에 숨었던 기억이 난다.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낮이나 밤이나 내 곁에는 늘 엄마와 아빠의 손끝이 함께하였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의 아이들은 먹는 것도 풍족하다. 학교에서 주는 급식도 상당히 수준 높은 식사를 제공한다. 집에서도 웬만한 집 냉장고에는 먹을 것이 가득하다. 그런데 엄마의 손을 만지는 것도 어렵다. 때로는 엄마의 얼굴 보기도 힘들 때가 있다. 아빠는 아이들이 잠을 잘 때 들어오셔서 자고 있을 때 나가심으로 아빠의 얼굴을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다. 다음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랑의 언어, 스킨십, 그리고 함께하는 시간들이 더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을 기억하고 다음세대가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우리가 힘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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