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으로 만나는 시흥】
시흥신문은 ‘아름다운 고장 시흥을 자랑하고 시흥사람의 삶을 노래’한 김윤환 시인의 시집 「시흥, 그 염생습지로」에 수록된 시를 황학만 화백의 시화와 함께 소개하면서 독자들에게 시와 그림을 통해 시흥을 만나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미산동 부림빌라
시 : 김 윤 환 / 그림 : 황 학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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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제 너를 떠나네
아름다운 신혼의 날에 너를 만나
세상 볼만한 것들 다 보았다
세월의 때가 묻어 정(情)도 들었을까
너를 내 것으로 만드는 동안 아이를 낳고
그 아이의 동생이 수태되었지
누가 그랬던가 지난 것들은 다 아름다웠다고
탄식과 원망의 시간은 가고 이제 너를 떠나며
그간 같이 울고 웃었던 이웃에게
그저 조용하니 살만했다고 고마웠노라 인사하며 짐을 싼다
입택식도 그럴싸했던 부림빌라 402호
8년의 시간 속에 단 하루도 널 제대로 품지 못했지
곤고한 날 내 가뿐 호흡의 허파가 되어준 미산동 부림빌라
고마웠다 잘 있거라 나는 또 어디론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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