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선 희 위원장
경기도의회 보사여성위원회
서울대 유치 MOU 호재·악재?
6월1일 시흥시와 서울대가 서울대 국제캠퍼스를 시흥 군자지구에 유치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보도가 되자 다음날부터 정왕동 지역에는 금방이라도 서울대국제 캠퍼스가 유치되는 것을 축하나 하듯이 지역주민들, 단체들이 나서서 여기저기에 현수막을 붙여댔다.
그리고 이웃 동료 의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시흥에 서울대 국제캠퍼스가 유치된다며, 정말 서울대가 오기로 추진 되는거요?” 그리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몇몇 지방신문에 “서울대 온다, 시화지구 아파트 값 들썩”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그래서 정왕동 쪽의 부동산 두 곳에 전화로 문의를 해봤다. 40평대가 연초 3억 1천만원정도 하던 것이 1달 사이에 4억으로 올랐고, 20~30평대 아파트도 3~6천만원 정도 상승했다고 한다.
부동산 관계자는 “서울대가 시흥시와 MOU를 체결했다는 것은 이곳에 서울대 국제캠퍼스가 유치될 확률이 많다는 것이다. 군자지구 건설이 내년부터 본격화되고 1~2년 사이에 인천 송도로 연결되는 경인선 개통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분명 희망사항이긴 하지만 과장된 부분도 없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MOU 법적 효력은
MOU란 당사자간의 권리·의무나 작위·부작위의 약속을 하고 있다면 계약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MOU 말미에 ‘위의 사항을 승낙(수락)’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것만으로는 계약의 성립요건인 청약과 승낙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계약위반에 따른 손해 배상 청구 또는 계약 해제 등의 효력은 발생하지 않는다. 즉 법적 효력은 없다는 것이다.
이번 서울대 ‘갑’ 시흥시 ‘을’의 「서울대 국제 캠퍼스 및 글로벌 교육, 의료 산학클러스터 설립을 위한 공동추진단 발족」을 위한 양해각서(MOU)의 핵심 골자는 ▲‘갑’이 필요로 하는 규모에 대하여 ‘을’은 최대한 협조한다. ▲‘갑’과‘을’ 및 경기도가 참여하는 실무형 공동추진단을 구성운영 원칙에 합의한다. ▲2009년 8월 31일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며 기간을 연장 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이다.
즉 이제 막 서울대 국제 캠퍼스를 이곳 시흥에 유치해 볼 것인지 조건은 상호 어떤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한번 협의해 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은 교육환경이 열악한 시흥에 ‘서울대’라는 최고명문대의 브랜드를 가진 대학이 시흥시와 협의각서인 MOU를 체결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마치 시흥에 서울대 국제 캠퍼스가 금방이라도 유치되는 것처럼 들떠있다.
그리고 정치적, 경제적, 물리적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상황을 부추기고 호도하고 있다. 우리 시흥에 서울대 국제대가 유치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갇 그러나 그렇지 못하게 될 경우 그 피해는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갈 것이고 우리 지역사회는 커다란 혼란에 빠지게 될 수 있기에 지금쯤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타 지자체 명문대 유치전략
서울대는 국제캠퍼스를 유치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노력해 왔고, 시흥뿐 아니라 평택, 포천, 화성, 오산, 파주, 양주, 하남 등외에도, 타 광역시에도 알아보며 서울대 입장에서 가장 좋은 조건을 찾으려고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 MOU체결이 6월1일 발표된 이후 필자는 경기도 의원으로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경기도 담당과를 찾았다. 경기도 입장에서는 서울대가 시흥시로 유치입지 선정이 확정된 추진단 구성도 아닌 추진을 위한 MOU 체결에 들어 갈수 없음을 분명히 했고, 이 기사가 나간 후에 도지사가 함께 사인도 하지 않았는데, 제2항에 경기도가 참여하는 실무형공동추진단을 구성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발표된 것에 대해 경기도내 타 3개 지자체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고 당황스러움을 오히려 지역 도의원인 필자에게 토로했다. 필자도 당황스러웠다.
2006년 이후 경기도에 종합대를 유치하고 싶어 하는 대학과 지자체들이 MOU 체결한 것만 해도 10개 대학이다. 그중 광운대-의정부시, 서강대-파주시, 한서대-포천시, 국민대-파주시는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이미 계획을 철회한 상황이고, 숭실대-광명시, 이화여대-파주시는 부지매입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평택이 2007년 6월 150평의 규모의 평택 브래인시티 조성에 50만평에 달하는 부지를 성균관대 제3캠퍼스와 자연과학산업단지 조성을 놓고 오랜 시간 SPC(특수목적법인)구성 등 사업추진절차 이행 중 얼마 전 부터 엇박자를 보여 지금 평택시는 혼란에 빠져있다.
서울대 유치 냉철한 시각 필요
서울대는 우리나라 최고의 국립대이다. 당연 정부예산인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의 예산으로 토지를 매입하고 대학을 설립해야 한다. 그러나 필자가 파악하기로 교과부는 자체적인 구조 개혁 중으로 서울대가 현재 엄청난 예산을 들여 국제 캠퍼스를 유치 하고자하는데 힘을 실어줄 여력이 없다고 밝혔고, 굳이 추진하겠다면 균형 발전을 위해서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예정지인 연기·공주 쪽으로 이전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5천600억이 1년 예산인 우리 시흥시가 지방채 5천억을 발행하면서까지 매입한 군자지구에는 시흥 지역 발전의 밑그림인 청사진이 그려져야 한다. 그런 면에서는 최대한 저렴하게 입주하고자하는 ‘갑’과‘ 지역 발전을 위해 좋은 조건으로 유치하고자하는 ’을’의 실과 득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할 것이다.
아마도 시흥시의회에서 ‘갑론을박’하는 것은 민주당 시장과 한나라당 의원간의 정치적 파워게임이라기 보다는 자칫 서두르다가 개발의 열기로 지자체가 부도난 일본의 북단 홋카이도 유바리시를 염두에 두고 우려하는 것일 것이다.
그것이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려는 집행부를 견제하여 시민을 대변하라고 뽑은 의원들의 의무와 책임이 아니겠는가? 그것이 의원들의 역할인 것이다. 시흥시민들에게 바란다. 너무 부화뇌동하시지 말고 조금 여유를 가지고 심사숙고하면서 지켜보시기를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고 이제 시작이다. 또한, 집행부와 시의회는 과정과 절차를 시민들과 공유하며 시흥의 발전을 함께 도모해야 할 것이다.
시흥신문 시흥신문@shnews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