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이다. 4·15 총선에서 시흥 ‘갑·을’지역에는 각각 4명(민주당, 통합당, 정의당,국가혁명배당금당), 3명(민주당, 통합당, 국가혁명배당금당)의 후보가 나섰다. 전국적인 현상처럼 시흥지역도 역시나 양당구도로 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양당구도가 깨지는 듯싶더니 21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이 사분오열되며 또 다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라는 양당구도로 원점 회귀했다.
대한민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는 그 어느 선거보다 ‘깜깜이 선거’, ‘묻지 마 선거’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코로나19’에 묻혀 각 당의 정강정책이나 후보의 공약, 인물 등은 관심 밖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선택으로 4년을 기다려야 한다면 최소한 후보가 내놓은 공약이나 각 당의 정강정책을 유심히 살펴야 후회하지 않는 제대로 된 선택을 하지 않을까.
국회의원의 가장 큰 책무는 ‘국가와 사회와 국민을 위한 법’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국회의원을 뽑는 기준은 그 후보가 소속한 정당의 정강정책이나 후보가 약속한 공약이 일시적으로 유권자를 현혹하기 포퓰리즘 정책이나 공약은 아닌지, ‘아니면 말고 식’ 공약은 아닌지 제대로 살피고 검증해야 한다.
또한 국회의원 후보가 뚜렷한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지, 아니면 누구와 가깝다고 그에 편승하는 후보가 아닌지도 살펴야 한다.
물론 유권자들이 각 당의 정강정책이나 후보의 공약을 검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그래도 선거를 앞두고 각 세대로 발송되는 선거공보에 게재된 재산상황, 세금납부실적 등 선거공보 2면의 후보자 정보공개자료 외에 정당·후보자의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본다면 최소한의 판단 기준을 설 것이라 본다.
국가와 나(국민)의 생활에 직접 도움이 되는 실현 가능한 매니페스토 정책공약을 많이 제시한 정당이나 후보자를 선택한다면 가치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매니페스토 정책공약이란 ‘청년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확대지원, 경제 활성화, 전철역 유치, 교육환경 개선’ 등과 같은 막연한 공약이 아닌 선거에 나선 정당이나 후보자가 당선되면 임기동안 수행하고자 하는 주요정책에 대한 ‘목표, 이행방법, 재원조달방안’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유권자들에게 제시하는 것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20대 지역구 국회의원 244명의 7,616개 공약에 이행 평가를 분석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공약이행율(완료율)은 46.8%(3,564개)로였고 추진 중 46.4%, 보류 4.5%, 폐기 1.0%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19대 국회의 공약 이행률(51.2%) 보다 4.4% 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그 만큼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선심성 공약을 남발한 결과이다. 공약은 유권자와 정당 및 국회의원 후보가 맺은 계약과도 같은 것이기에 정당이나 후보는 공약을 지켜야할 책임이 있고 유권자들은 제대로 이행됐는지를 확인할 권리가 있다. 만약 정당이나 후보자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면 유권자는 표로서 심판하면 된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향후 4년간 국회에서 심의할 정부예산 추정치를 유권자 수로 나눠보았더니 유권자가 행사할 한 표의 가치가 4,700만원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좀 과한 비유이지만 유권자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한다면 4,700만원을 내다버리는 것과 같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현명한 선택만이 우리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지만 잘못 선택하거나 권리를 포기한다면 4년 동안 고스란히 그 몫을 감당해야 한다.
투표를 포기하는 이들은 흔히 “그 나물에 그 밥, 유유상종”이라며 자신들의 고귀한 권리를 헌신짝처럼 던져버린다. 그리고는 내내 “누가 어떠니, 이당이 저러니 저당이 이러니”라며 입방아를 찧는다. 선거는 최선이 아닌 차선, 그도 아니면 차악의 선택이라고 한다.
기권도 일종의 정치참여라지만 비겁한 변명이다. 유권자의 권리를 포기한 자 정치를 논하지도 말고 비난도 삼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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