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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권익위의 ‘시정권고·의견표명’ 불수용고충민원 나몰라 하는 행정기관, 여전히 ‘갑’
  • 시흥신문
  • 승인 2019.12.2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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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한 시흥능곡택지개발사업지구 내 토지를 분양받은 민원인 A씨는 LH가 제시했던 건폐율 및 용적률 등의 건축물 규모대로 건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LH에 토지 분양계약금 반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LH는 토지 공급 시 A씨가 사전에 능곡택지사업의 지구단위계획을 확인해야 함에도 이를 확인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며 분양계약금 반환은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A씨는 억울한 사정을 국민신문고에 전달했고 국민권익위는 해당 토지는 능곡택지사업지구 내 주차장 용지로 공급된 7개 중 가장 과소한 규모로 유일하게 분양이 되지 않고 있는 점, 토지의 형상 등으로는 자주식 주차 전용 건축물의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건축사의 의견인 점, 그 대안으로 기계식 주차 장치를 이용한 주차 전용 건축물을 설치할 경우 7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반면, 노외주차장으로 조성 시 12대의 차량의 수용이 예상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민원 토지의 지구단위계획 건축물 허용용도상 제시된 주차전용 건축물 설치는 실제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점, LH는 토지 분양과 관련해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관으로 이 민원 토지의 원천적인 제약에도 불구하고 사법상 계약원리에 따른 책임을 민원인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것은 공정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LH는 민원인에게 분양계약금을 반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LH에 토지 분양계약금 반환을 시정권고했다.
하지만 LH는 토지 공급 시 지구단위계획의 사전확인 책임은 민원인 A씨에게 있음을 고지하였으므로 국민권익위의 권고를 불수용 결정했다.
이처럼 불합리한 행정처분이나 제도에 대해 행정기관 등에 적극행정을 요구하는 국민권익위의 시정권고·의견표명을 수용하지 않는 공공기관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5년간(2014.1.~2019.8. )행정기관 등에 한 시정권고나 의견표명을 받아들이지 않아 해결되지 않은 고충민원 274건 가운데 국세청,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8개 기관이 절반(131건)에 가까운 47.8%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는 행정기관 등의 처분이 위법·부당하다고 판단되면 시정권고를, 위법·부당하지 않더라도 민원인의 주장이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의견표명을 하고 있다.
최근 5년간 국민권익위 시정권고·의견표명 수용 현황을 보면 전체 2,841건 가운데 8개 기관이 1,133건을 차지했다. 전체 2,841건 가운데 중앙행정기관이 1,179건, 지자체 797건, 공공기관 865건이며 불수용 건수는 중앙행정기관 103건, 지자체 91건, 공공기관 80건이다.
분야별 불수용 현황은 재정세무가 81건으로 가장 많고 도시(34건), 농림축산(33건), 교통도로(20건), 산업통상자원(20건), 주택건축(19건) 등의 순이다.
이 가운데 5건 이상 불수용한 기관은 국세청이 64건으로 가장 많았고, LH가 23건, 국토교통부가 11건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주요 불수용 기관에 포함됐던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이번에 제외되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산림청이 새로 추가됐다.
최근 5년간 시정권고나 의견표명의 평균 수용률은 89.1%이다. 일부 기관을 제외하면 대체로 고충민원 접수 건수가 많은 기관이 불수용 건수도 많다. 실제 340여 개 기관 중 이들 8개 기관의 평균 불수용 비율(11.6%)이 평균치(9.6%)보다 높다.
국세청은 세무 관련 민원이 많아 시정권고·의견표명 건수가 많고, 수용도 많지만 불수용 건수도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국민권익위는 시정권고·의견표명 한 민원을 매년 점검해 행정기관 등이 받아들이겠다고 통보했으나 이행하지 않은 민원에 대해서는 이행을 촉구하고, 불수용한 민원에 대해서는 수용을 독려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의 시정권고·의견표명은 고충민원에 대한 해결방안 중 하나이고 기댈 곳 없는 민원인들에게는 희망의 불빛이다. 8개 행정기관의 불수용이 절반에 가깝다는 것은 여전히 민원인을 ‘졸’로 보고 있다는 것과 다름없다. 아직도 행정기관이 ‘갑’이라는 인식이 쉽게 지워지지는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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