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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월암 입구에는 수령 약 600년 정도 되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방문객을 맞는다. |
경기도 이천 설봉산 자락에 자리한 조그마한 사찰, 영월암(映月庵). 지금의 규모는 암자에 불과하지만 신라시대부터 자리를 지켜온 부리 깊은 내력을 가진 유서 깊은 사찰이다.
신라시대 고승인 의상대사가 창건한 영월암은 당시의 이름은 ‘북악사(北岳寺)’였으나 조선 영조 때 영월대사가 북악사를 중창(重創)한 뒤 자신의 법호를 따라 ‘영월암(映月庵)’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영월암은 이천 설봉공원과 설봉서원 두 곳에서 올라갈 수 있는데, 공원과 서원에 주차를 한 뒤 영월암으로 가는 길은 제법 힘든 산행이다. 설봉서원을 지나 조금 산길을 올라가면 작은 주차 공간이 있는데, 가벼운 산행을 원한다면 이곳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영월암 입구에서는 약 600년이 된 은행나무 두 그루가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고려시대 고승인 나옹대사가 꽂은 지팡이가 나무가 되어 영월암을 지켜주고 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영월암은 과거 찬란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대웅전을 포함한 4동의 건물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53년 중건된 대웅전과 그 뒤편에 정돈된 산책로로 진입하면 보물 제822호 마애불, 정확히 마애조상을 만날 수 있다.
영월암에 있는 마애불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부처의 모습이 아닌 친숙한 스님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 마애불은 부처가 아닌, 조사(祖師) 고승을 새긴 마애조사상이다.
마애조사상을 본 뒤 다시 내려오면 영월암 창건 당시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영월암 왼편에 있는 석조광배와 연화좌대를 만날 수 있다. 이천시 향토유적 제3호로 지정되어있는 석조광배와 연화좌대는 제작 시기는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기로 추정되다.
따뜻한 봄 향기 가득한 날에 맑은 산 공기를 마시며 고즈넉한 분위기의 숲속 사찰, 영월암으로 떠나보자. (경기도 이천시 경충대로2709번길 388. ☎ 635-3457)
안정화 기자 pairlad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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