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초 울산시와 울산 남구에서 시작된 무능하고 무사안일한 태만 공무원 퇴출 실험이 공무원 사회에 긴장감과 일대 분발을 불러일으키는 계기로 작용하면서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전국 40여 광역･기초자치단체에서 관련 자료를 가져갔다고 한다.
지금 이같은 인사개혁을 서울시, 경기, 경남, 전남도, 대구시, 광주시, 서울 영등포구, 마포구, 송파구, 서대문구, 경기 의왕시, 전남 곡성군, 고흥군 등이 실시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오는 4월부터 능력이 떨어지고 태만한 2급 이하 공무원을 추려내 불법 노점상 단속이나 담배꽁초 투기 단속 등 단순업무를 맡긴 후 6개월 후에도 업무태도에 변화가 없으면 그 다음 6개월간 보직을 박탈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일고 있는 공무원 인사 개혁에 대해 우리 지역 시흥시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시흥시장의 코멘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무사안일한 관료주의와 공무원 철밥통의 폐해는 이제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 한번 공무원이 되면 금고 이상의 형을 받거나 파면되지 않는 한 공무원 직에서 쫓겨나지 않는다. 일반 기업의 경우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경쟁과 가정을 잊어야 하는 격무 속에서도 자칫 실적이 떨어지거나 기여도가 낮거나 부적격자로 판정이 나면 하루아침에 칼같이 퇴출된다.
그런 격무와 경쟁을 이겨내며 온몸을 던져도 40대 정년을 피하기는 매우 어렵다. 공무원 신분은 어느날 하루아침에 짤릴 걱정 없이 편안히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직업으로, 정년 후에도 국민연금보다 많은 연금을 받는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공무원은 그 나라의 핵심 인력이자 근간을 이루는 신분이다. 공무원이 능력을 갖고 열심히 해야 나라가 제대로 돌아간다. 지금 우리나라 공무원 수는 거의 1백만명을 육박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많은 공무원들이 우수한 능력과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나라와 국민에게 봉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얼마 전 수원시 공무원 2300명 전원이 하지도 않은 시간 외 근무를 한 것처럼 매일같이 도장을 찍어 시 예산을 축낸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일이 수원시에만 국한된 일은 아닐 것이다. 공무원 사회의 개혁과 이른바 철밥통 제도의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방공무원 뿐 아니라 중앙공무원 등 모든 공무원에게 개혁적인 인사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전체 공무원의 1% 가량을 매년 퇴출시키자는 주장도 검토해볼 만하다.
선진국에서는 무능 공무원 퇴출이 일반화되어 있다. 전국적인 공무원 제도 개혁의 도입이 시흥시라고 해서 강건너 불일 수만은 없을 것이다.
과연 시흥시장은 타 지역의 이런 제도 도입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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