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에 의해 선출된 의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합의제 의결기관인 지방의회는 민의를 대변하고 시 정부를 감시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지방의회의 권한은 조례 제정·개폐, 예산의 심의·확정, 결산 승인 등 기타 법령으로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의결하는 ‘의결권’과 지방자치단체 사무에 대한 ‘행정사무 감사 및 조사권’, ‘서류제출 요구권’, ‘선거권’, ‘자율권’, ‘청원의 심사·처리권’ 등을 지닌다.
또한 지방의회 의원은 여기에 더해 시정현안 전반에 대해 질의하고 답변을 이끌어내는 ‘시정질문’, 각종 사안에 대한 시의원의 견해(입장)을 속기록에 남기는 ‘5분 발언’ 등으로 시 정부를 견제하기도 한다.
그러나 제253회 임시회 제2차 정례회기(11.20.~12.15.) 첫날, 홍지영 의원이 시 정부(김윤식 시장)를 상대로 서울대 시흥캠퍼스 추진과 관련한 ‘시정질문’에 앞서 공개적으로 언급한 내용은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매우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 아닌가 싶다.
제7대 시흥시의회에 입성한 홍지영 의원은 초선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시정 현안에 대한 문제 제기나 대안제시 등이 남다르다는 평이다.
홍 의원은 특히,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시정질문’이나 ‘5분 발언’ 등을 통해 수시로 문제를 제기했다. 아마도 홍 의원의 발언 중 70~80%는 ‘서울대 시흥캠퍼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홍 의원은 ‘서울대 시흥캠퍼스 추진 과정, 조성계획, 서울대병원 유치’ 등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고 ‘김윤식 시장이나 같은 당 정치인들이 선거용으로 이용해왔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홍지영 의원은 “서울대는 반드시 유치되어야 하고 시흥시민의 간절한 염원이자 시흥시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기에 시 집행부는 시민의 알권리에 충족을 위하여 서울대 유치에 대한 모든 상황에 대해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있은 ‘시정질문’ 서두에서 홍지영 의원이 속기록에 남긴 “김윤식 시장은 서울대 문제로 인해 선량한 시민을 구속시키는 일이 있었다. 시장은 선량한 시민을 상대로 협박정치를 하고 선량한 시민의 행복을 말살했다. 지금 당사자들은 평생을 그때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본의원이 시장님께 ‘그분들한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여쭸을 때 시장은 ‘단호히 없다’고 했다. 시장의 그 제왕적 분노에 구속되어 전과자의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하는 선량한 시민의 삶을 한번 생각해 보셨냐”는 발언은 정도를 넘어서도 한참 넘어섰다.
홍지영 의원이 언급한 이들은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둔 당시 5월 월곶동 한 식당에 모여 새정연 김윤식 시장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서울대국제캠퍼스 시민우롱대책위’를 조직, 발대식을 갖고 활동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그해 11월 시흥경찰서가 4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한 사건의 당사자들이다.
이후 검찰로 송치된 이들은 수차례 심리를 거쳐 2015년 8월 열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제1형사부 결심재판에서 송 모 씨가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고, 선거 전 낙선을 목적으로 금전거래 의혹을 보도하고 신문을 추가로 배포한 혐의(공직선거법위반 등)의 지역신문사 발행인 정 모 씨도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었다. 또한 재판부는 같은 내용을 보도한 타 지역신문 기자 김 모 씨에게도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을 선고하는 등 관계된 이들에게 실형 또는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후 지역신문 발행인과 관련자 등이 항소를 제기했지만 그해 12월 31일 서울고법 제6형사부는 이들의 항소를 기각,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들 모두는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다.
앞서 밝혔듯이 홍지영 의원의 ‘서울대 시흥캠퍼스가 제대로 조성되기를 바란다’는 발언은 진심일 것이다.
그러나 법을 위반한 이들을 검찰이 구속 기소해 법원이 그에 합당한 판결을 내려 사건이 마무리 된지 한참 지난 것 대해 ‘선량한 시민의 행복을 말살 했니, 전과자 꼬리표를 달고 억울하게 살아가고 있다느니, 이러한 부분에 대해 시장이 사죄하라’라고 하는 발언은 결국 ‘검찰의 기소의견과 법원의 판결’을 불신하고 뒤엎자는 식으로 밖에 비쳐지지 않는다.
나의 진심이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게 하려면 사심이 없어야 한다. 제대로 된 문제제기나 좋은 대안제시라도 본질을 벗어나면 진실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인지 알고도 무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shnews j5900@chol.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