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곧신도시 내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시설 중 기숙형 대학(Residential College) 조성은 학생들의 반대와 1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고 가칭)서울대 시흥병원 건립 역시 5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개원에 필요한 예산(2,500~3천억 원)이 소요되어야 하지만 서울대는 여력이 없다. 현재 복지부와 지자체(시흥시), 서울대가 TF팀을 구성해 병원설립을 논의해 나갈 것을 제안한 상태이다.”
황인규 서울대 기획부총장이 지난 달 30일 시흥시의회 운영위원회의실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시흥 스마트 캠퍼스 추진 계획 설명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내용이다.
황 부총장의 설명대로라면 지난 2013년 서울대 시흥캠퍼스 추진 계획이 공개되면서 ‘서울대 시흥 국제캠퍼스와 글로벌 교육·의료 산학클러스터’ 설립이라는 말이 무색해 질 지경이다.
‘기숙형 대학’은 학부생들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전공교육, 인성교육을 받는 캠퍼스로 RC조성이 불가하다는 것은 학부생이 없이 대학원생과 연구진 위주로 운영되는 ‘무늬만 캠퍼스’ 형태를 의미한다.
황인규 부총장은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과 관련, 선도 사업으로 연내 교직원 아파트, 교육협력지원센터, 연수원 및 컨벤션센터, 스포츠클러스터를 건립하고 내년 초부터 미래모빌리티센터, 무인 이동체 연구단지를 착공하고 하반기에는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대학원, 통일·평화전문대학원, 생명자원관리원 등을 순차적으로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황인규 부총장이 밝힌 ‘서울대 시흥 스마트 캠퍼스 추진계획’은 글로벌 캠퍼스, 첨단 및 융합분야 육성, 사회 속의 대학 구현, 세계적 연구 수월성 확보, 미래 시회인재 양성 등을 담은 ‘2025 장기발전계획’에 포함된 내용이다.
‘2025 장기발전계획’에 담긴 시흥캠퍼스 6대 기본방향은 ▲사회공헌 캠퍼스, ▲스마트 캠퍼스, ▲행복캠퍼스, ▲기초과학 육성 캠퍼스, ▲융복합 캠퍼스, ▲통일평화 캠퍼스 등이며 이를 위해 서울대는 시흥캠퍼스에 교육협력지원센터, 시민 등과 함께하는 체육 클러스터와 글로벌 복합 R&D단지, 조선해양 플랜트 분야 첨단 산업클러스터, 첨단 연구환경을 위한 생명자원 관리원 등을 건립해 첨단연구 및 융합기술 개발 복합연구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래기술 스마트 캠퍼스 조성을 위해 태양광 및 소형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최첨단 연구시설 구축, 자율주행자동차 및 드론연구단지를 위한 빅데이터 사이언스 전문대학원을 설립하고 ▲통일평화캠퍼스는 통일·평화대학원, 통일예비대학, 통일대비 간호인력 양성센터 등도 설립해 통일을 준비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황인규 부총장은 “시흥시에 도움 될 수 있는 대학원, 컨벤션, 초·중·고 교육협력 사업이 기숙형 대학보다 시흥시에 더 많은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흥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황 부총장이 설명한 ‘서울대학교 시흥 스마트 캠퍼스 추진 계획’대로라면 김윤식 시장이나 자당 국회의원들이 서울대 시흥캠퍼스 사업 단계부터 줄곧 강조해온 기숙형 대학은 사라졌고 가칭)서울대 시흥병원도 불투명한 것 아니냐”며 “정치인들이 선거용으로 서울대 시흥캠퍼스를 이용하면서 달콤한 사탕발림으로 시민들을 현혹시켰다”고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시흥시는 2009년부터 서울대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 관련 협의를 진행하면서 기숙형 대학설립을 검토했고 줄곧 기숙형 대학 유치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인교육형 캠퍼스 조성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서울대는 총학생회 등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자 시흥캠퍼스에 기숙형 대학을 조성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지난해 8월 체결한 실시협약문에도 기숙형 대학 조성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시흥시는 ‘전인교육형 캠퍼스’라는 문구로 대신하며 단계적으로 기숙형 대학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시흥시는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 사업에 대한 시민 의견사항 등을 수렴하기 위해 ‘서울대 시흥캠퍼스 시민협의회’ 위원을 공개 모집하고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 완료 시까지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서울대 시흥 국제캠퍼스와 글로벌 교육·의료 산학클러스터’라는 당초 계획에서 크게 벗어난 ‘서울대 시흥 스마트 캠퍼스’에 대해 시민들이 얼마나 공감할 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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