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민의 대변자인 시흥시의회 의원. 시민들의 선택으로 지방의회에 입성한 시의원들의 첫 번째 책무는 시민의 뜻을 받드는 것 일게다.
하지만 시흥시의회 시의원들은 참으로 낯이 두꺼운 듯하다. 한자 표현을 빌자면 ‘후안무치(厚顔無恥)’라고나 할까.
‘후안무치(厚顔無恥)’의 사전적 의미는 ‘뻔뻔스러워 부끄러움이 없음’, ‘염치없는 줄 알면서도 일을 저지름’으로 풀이된다. ‘염치’는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부끄러워할 치(恥)’는 ‘耳(귀 이)+心(마음 심)’으로 이루어진 글자로 남의 비난을 들으면 마음이 움직인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은 귀를 막고 마음이 돌처럼 굳은 사람일 것이다.
정당·의원들 간 갈등으로 수개월째 엇박자를 보이며 소위 ‘밥값’ 못하고 있는 시흥시의회 의원들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후안무치하다’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2차례 ‘의장불신임’ 의결로 의장직에 밀려났다가 법원에서 ‘의장불신임 의결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으로 의장직에 복귀한 김영철 의장은 지난 달 31일부터 시의회 청사 앞 주차장에 천막을 치고 시흥시민들에게 의회 정상화 의견을 묻는 ‘시민과의 대화’에 돌입했다.
김영철 의장은 시흥시의회가 이런 극단의 사태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이달 8일부터 시작되는 제1차 정례회가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각오로 시민들과 의견을 교환한다는 것이다.
김영철 의장은 더 이상의 악순환을 반복할 수 없다는 각오로 시정의 주체인 시민들과 함께 대화를 통한 대안을 모색하고 그 동안의 의회 파행에 질책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며 시민의 뜻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입장문을 통해 “김영철 의장은 자기합리화를 통해 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을 조장하지 말고, 시민들을 볼모로 의회의 분열을 조장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양당 의원들은 김영철 의장 등이 하루빨리 본인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대의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결단력을 갖추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급기야 정의당 시흥지역위원회는 지난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시흥시의회의 시민우롱 시정농단에 사과하고 삭감된 민생예산 회복조치에 나서라”고 강조했다.
또한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의원들이 ‘의장불신임 놀이’를 중단하고 의회정상화를 위한 소통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현재 시흥시의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안 중 하나는 추가경정예산안이다. 이미 제1회 추경예산안에 대한 ‘반 토막 심의’로 추경 같지 않은 추경 사태를 초래한 시흥시의회.
이에 시정부는 제2회 추경을 긴급하게 편성해 이달 8일부터 열리는 제1차 정례회기 중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시흥시의회 운영위원회는 ‘2017년도 제1차 정례회’ 의사일정에 제2회 추경을 반영하지 않았다.
정말이지 낯 두꺼운 시흥시의회가 시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정의롭게 사용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만의 이기심을 위해 시정이 파탄 나든 말든 의회가 나락으로 떨어지든 말든 제멋대로 ‘마이웨이’를 걷고 있다.
김영철 의장은 시민과의 대화에 앞서 동료 의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에 나섰어야 했다. 다수의 힘을 지닌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은 시민들이 위임한 권한으로 시정을 마비시키고 의회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
그나마 시민들이 시흥시의회 의원들에게 애증어린 충고를 하는 것은 마지막 남은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신들에 대한 애증이 무관심으로 변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부끄러움을 알고 체면을 지킬 줄 아는 선량들이 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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