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행정기관 담당자와 2시간가량 상담하는데 그 중 1시간 이상은 짜증 섞인 말투였고 연세 많아 보이는 분의 질문에 공무원 말이 너무 빨라 알아듣지 못하고 다시 질문하자 “같은 말 두 번하게 하네, 짜증나게!”라고 듣기 민망할 정도로 답변함.
#2. 지방세 고지서가 오지 않아 전화했더니 체납상태라면서 지난달에 안내 문자를 보냈었다고 해 그 기간 중 휴대폰에 안내문자 온 사실이 없어 확인자료 보내겠다고 하니, 연체료를 면제해 주겠다며 성의 없이 답변하고 상대방 얘기가 끝나기도 전에 끊어버림.
#3. 보건소에 가려고 인근 사업소 주차장을 이용하려는데 관리인이 “방문 차량 우선”이라며 주차공간이 20면도 넘게 있었는데도 차를 무조건 빼라고 큰소리 침. 일을 마치고 주차비를 계산하고 관리인 이름을 물어보니 반말로 빨리 꺼지라고 함.
#4. 다가구주택 준공 준비 중에 다른 공정은 모두 완성필증을 받았고 공사대금이 밀려있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일부 검사는 날짜 확인이 안 되고 관련부서에서는 기다리라는 성의 없는 답변만 하고 있음.
#5. 도서관 열람실이 너무 더워 에어컨 좀 켜 달라고 했더니, 기계실 근무 직원들은 개인 선풍기를 켜고 근무하면서도 굉장히 짜증을 냄. 찜통 속에서 책을 보라는 것인지 서비스가 너무 형편없음.
이상은 지난 한해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부당처우’(소위 ‘갑 질’) 관련 민원 중 공공기관에 대한 대표적인 불친절, 업무처리 지연 사례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우리 주변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부당처우’와 관련하여 지난해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6,073건의 민원을 분석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분야별로는 공공에서 1,904건(31.4%)으로 가장 많았고 건설 983건(16.2%), 방송통신, 금융, 교육 순이었다.
부당처우(소위 ‘갑질’)란 통상 우월적 지위에 있는 자가 지위를 악용하여 약자인 상대방에게 부당한 요구·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권익위의 분석 결과 공공분야는 불친절·폭언 등 부당한 대우가, 그 외 분야는 업무처리 및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에 대한 불만은 40대는 ‘불친절’, 20대는 ‘불친절과 업무처리 지연’을 들었다.
민원 관계로 보면, 공공·일반기업 등 기관과 개인 간이 4,716건(77.7%)으로 가장 많았고 조직 내 684건(11.3%), 기업 간 538건(8.8%), 개인 간 135건(2.2%) 순이었다.
기관과 개인 간은 공공기관의 업무처리태도, 아파트 무단 설계변경 및 하자발생 등 건설사에 대한 불만, 통신요금 및 구매물품 환불 등 각종 서비스불만이 2,60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공공·교육·의료기관 등에서의 부당한 대우 1,412건, 부당한 계약·해지·요구 등 부당한 행위 480건, 보상금 및 보험금 등 미지급 168건의 순으로 나타났다.
조직 내 부당처우로는 상사의 부당한 지시, 부당해고 등 부당한 행위가 286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상사의 폭언·폭행 등 부당한 대우, 임금 체불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공공기관의 업무처리 지연, 쇼핑몰 등에서 구매한 물품의 환불 불가 등 업무처리 및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2,714건(44.7%)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불친절, 폭언·폭행·협박 등 부당한 대우가 1,654건(27.3%), 불공정계약, 부당해고 등 부당한 행위가 1,241건(20.4%), 임금체불, 보험금 등 미지급 376건(6.2%) 등의 순이었다.
최근 들어 사회 전 분야에서 업무처리 지연 및 불친절, 부당한 지시 등 부당처우 행위가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더구나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이를 개선해 나가고, 기업의 협력업체에 대한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지도 감독해야 함에도 오히려 공공기관의 불친절·부당대우는 여전하다.
지방자치시대를 연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공직사회는 시민 앞에서 ‘갑’이다. 물론 과거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지금도 공공기관에서는 시민을 ‘민원인’으로 지칭하며 시민들을 행정기관에 무언가를 요구하는 피곤한 존재로 취급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시민은 ‘민원인’ 아닌 시의 ‘주인’이다. 공직자들의 의식개선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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