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의회가 제235회 제1차 정례회기 중 시정전반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피감기관이 행정사무감사 자체를 우습게 여기는가 하면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는 시의원들에게 막말까지 퍼붓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 실시 전 피감기관으로부터 증인선서를 받는다. 증인선서 내용을 살펴보면 “시흥시의회가 ‘지방자치법’ 제41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9조, ‘시흥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 제2조의 규정에 따라 실시하는 행정사무감사에 출석하여 성실하게 감사를 받을 것이며, 또한 증인으로서 증언함에 있어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할 것을 서약하고 이에 선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증인들이 만약 허위증언을 할 때에는 ‘지방자치법’ 제41조제5항에 따라 고발될 수 있으며, 증언 또는 진술을 거부할 때에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사무감사 실시에 앞서 증인 출석 요청한 시장과 부시장은 증인으로 나오지 않았다.
장재철 의원에 따르면 ‘김윤식 시장은 신변 문제로 증인 출석이 어렵다’고 해 증인출석 요청을 철회했다고 한다. 부시장은 지난 10~18일까지 지역산업 진흥을 위해 KOTRA와 이탈리아 기관방문(해외 선진지 학습여행)을 떠나 증인출석 자체가 불가했다고 한다.
장재철 의원은 “시장, 부시장이 의회와 소통하지 않고 어떻게 시정부와 시의회가 쌍두마차라고 얘기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 부시장의 해외출장이 말이 되는 것인지. 도대체 시 집행부가 의회를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냐. 적어도 예산심의라든가 행정사무감사 중에는 시장이나 부시장이나 자리에 정 위치에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자치행정위원회가 현장 확인 차 방문한 피감기관에서는 민간인 센터장이 시의원들에게 삿대질과 막말을 퍼붓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행정사무감사 첫날 ‘성인문해센터’ 현장을 방문한 자치행정위원들은 센터운영 등에 대한 간단한 보고를 받고 몇 가지 질의와 함께 현장확인 감사를 마쳤다.
그러자 민간인 센터장이 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고, 김태경 위원장은 “현장 확인은 이렇게 진행된다. 실질적인 감사는 시 담당부서 공무원을 상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인사와 함께 자리를 뜨려 했다.
이에 민간인 센터장은 “시민 세금으로 월급 받으면서 뭐가 잘났다고 이러느냐. 의원자질도 없는 것들, 무슨 행감을 이따위로 하느냐”며 삿대질은 물론 “‘니가’, ‘너네들이’란 막말을 넘어 심지어 ‘이 XX’” 등 욕설을 퍼부었다.
현장 확인에 동행하고 그 광경을 지켜본 필자는 “도대체 왜, 저 민간인 센터장 저리 흥분해서 자기 자신도 추스르지 못할까. 정말 그 자신이 보기에 ‘시의원들이 형편없고 막 돼먹은 인사’이기에 저렇게 경우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가만히 일 잘하고 있는 센터를 왜 표적감사하고 지도 점검하며 괴롭히느냐’는 생각으로 작정하고 막말을 해댄 것인가”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지방자치법 제41조 1항에는 ‘지방의회는 매년 1회 그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대하여 시·도에서는 14일의 범위에서, 시·군 및 자치구에서는 9일의 범위에서 감사를 실시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사무 중 특정 사안에 관하여 본회의 의결로 본회의나 위원회에서 조사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단체 사무뿐만 아니라 단체 수임사무 그리고 기관 수임사무까지 모두 감사할 수 있는 권한, 즉 시 집행부를 견제하는 수단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번 시흥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 임하는 시 집행부 등 피감기관의 자세는 그 저변에 시의회를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음을 보여줬다.
시의회의 권위와 위엄은 시의회 스스로가 구축하는 것이다. 행정사무감사가 일회성, 관례행사로 넘어가지 않도록 보다 엄격한 행정사무감사와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보다 강력한 제재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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