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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는 끝났다.
어떤 이는 보따리를 싸야하고, 어떤 이는 여의도행 승차권을 얻었다.
이번 잔치는 내가 경험한 가장 멋있는 선거였다.
국민 한사람에게는 미미한 하나의 투표권 행사였지만, 흐름은 큰 강줄기를 만들어, 모든 권력자에게 경고 메세지를 보내고, 대한민국 정치의 시대정신을 바꾼 멋진 잔치였다.
첫째 고질적인 지역투표를 허물었다.
호남의 이정현, 정운천, 대구의 홍의락, 김부겸...본인들의 눈물겨운 노력과 고통과 사연이 있었겠지만, 국민들은 이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을 외면하지 않았다. 선구자적인 이들의 노력은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지역정치을 허물고, 대한민국을 하나의 대한민국으로 만드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하도록 했다. 또한 사심 없이 자신을 던져 대한민국을 생각한다면, 국민은 반드시 그들에게 일할 기회를 준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둘째, 선거구도와 바람을 이겨낸 승자들이 있다.
부산의 민주당 당선자들이다. 서울의 김용태, 김성식 의원이다. 시흥의 함진규의원이다.
이들이 당선된 지역은 김용태 의원의 말을 빌리면 “잠깐 졸면 낙선”하는 흔히 말하는 자갈밭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곳에서 두 번, 세 번 승리를 만들었다.
이들 승리의 원천은 국회의원 직을 “여의도 벼슬에 두지 않고, 국민을 상전으로 모시는 자세” 덕분이었다. 스쳐가는 달콤한 바람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오직 국민만을 위한, 하심(下心)정치 덕분이었다. 안보고, 모르는 척했지만 국민은 이를 알고, 상(賞)과 벌(罰)을 제대로 하는 의리를 지켰다.
셋째, 시대정신을 잃은 지도자는 국민이 물러나게 했다.
막말, 사익(私益), 이념과잉에 정신 나간 지도자는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한 지도자는 아니다.
그 욕심들은 하늘을 찔러, 그 누구도 어찌 할 수 없는 것을 국민들은 매몰차게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
고목이 고목이라서, 다시 살아온 사람도 있고, 정파 패거리 문화를 못 벗은 고질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이 집단문화를 형성하기엔 어려운 상황이 되었고, 이젠 국민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때에 맞는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를 갖는 것도 국민의 복이지만, 이젠 국민이 기다리지 않는다. 4년 터울이지만 지도자를 국민들이 직접 만드는 시대가 되었다.
대한민국은 일제압박과 6.25라는 참화를 연이어 겪었다. 이로 인해 경제적 가난과 정치적 독재도 공존했다. 지금까지는 그 시대를 살고, 그 시대를 이겨온 국민과 지도자가 주류였다.
과거가 가난 극복과 자식세대 미래를 위한 인내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자유이고, 평등이고, 역동이고 나를 위한 도전의 시대가 되었다. 시대가 바뀌었다. 대한민국의 주류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은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새로운 지도자와 새로운 시대정신에 대해서 화두를 던졌다. 새로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된 사람들이 이젠 몸으로 보여줘야 한다.
시흥의 지도자들도 마찬가지다.
시흥을 수도권의 변방중의 변방으로 방치하고서는 대표 일꾼자격이 없다.
지금 시흥 현안에 대한 말빚을 갚고, 완성된 미래도시 시흥의 비전과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 국회의원, 시장, 도의원, 시의원 그들의 벼슬 터 시흥이 아니라, 그들의 일터 시흥이 되어야 한다.
법정스님은 입적하기 전, 세상 사람들에게 “말 빚, 글 빚”을 언급하시면서, 모든 책을 절판하라고 말했다. 아마도 정치인은 법정스님이 80평생 남긴 말과 글보다 훨씬 많은 말을 쏟아냈을 것이다.
이젠 일만 남았다.
국민과 시흥시민은 변명과 거짓 말고 진실만을 원한다.
이 시대 진인사(盡人事) 대천명(待天命)의 천명은 국민의 선택이다. 천명은 몇 일간만 보는 것이 아니라 4년 내내 눈 크게 뜨고, 마음속에 모두 기록하고 있다.
새로 시작하는 지도자들의 오늘이, 항상 투표 전 하루가 된다면, 4년 후 선거가 무섭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시대정신을 가진 리더가 되길 기원한다.
shnews j5900@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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